[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K리그 데뷔 시즌에 득점왕을 노리는 싸박이 김은중 감독이 아버지 같다고 얘기했다.
지난 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32라운드를 치른 수원FC가 FC서울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수원FC는 승점 37점으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이날 싸박은 스트라이커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현재 K리그1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수 중 한 명이기 때문에 서울 수비는 싸박을 묶는 데 집중했다. 그런 와중에도 싸박은 슈팅 6회, 유효슈팅 4회로 영향력을 발휘했다. 전반 18분에는 루안의 패스를 받아 적극적으로 경합하며 상대 수비의 걷어내기를 방해해 루안의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후반 20분 수비 방해를 받는 와중에도 머리를 갖다대 유효슈팅을 만들어내는 등 실력을 일정 부분 발휘했지만, 득점까지 성공하지는 못해 팀에 승리를 안기지 못했다.
그래도 싸박은 여전히 K리그1 득점 선두다. 지난 제주SK전 멀티골을 터뜨리며 리그 15골로 1위가 됐고, 이번 경기 경쟁자들이 멀티골 이상을 넣지 못해 정상을 유지했다. 현재 이호재와 전진우가 14골로 바짝 뒤를 쫓고 있어 방심할 수는 없다.
싸박은 남은 기간 득점행진을 이어갈 거라 자신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경기력은 괜찮았고, 서울이라는 강팀을 상대로 잘해내서 어느 정도 만족한다. 그래도 승점 3점을 따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라며 “지금은 득점왕 경쟁을 하는 자체가 행복하고 영광스럽다. 크게 의식을 하지 않고 매 경기 뛰며 득점에만 집중하려 한다”라는 성숙한 대답을 내놨다.
다만 서울을 상대로 득점한 뒤 자신의 노래 ‘SEOUL(서울)’을 부르는 상상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하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또한 ‘SEOUL’을 선수단 전체에 중독시키는 게 목적이라며 가장 중독시키기 어려운 선수로 주장 이용을, 가장 중독시키기 쉬운 선수로 안드리고를 꼽았다. 현재는 50% 정도가 중독된 것 같다며 스스로에게 분발을 촉구했다.
싸박의 이러한 ‘어린아이’ 같은 면모는 장점으로 작용할 때도 있고, 단점으로 작용할 때도 있다. 지난 제주전에는 이것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기능했다. 퇴장 4개를 홀로 유도하며 잔류 경쟁팀의 전력을 감소시킨 건 결과만 봤을 때 좋았지만,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태클을 하거나 스로인을 방해하는 등 상대 선수와 팬들을 흥분시킨 건 반성이 필요했다. 그래서 김 감독은 경기 후 싸박을 다그치는가 하면 제주 원정팬들에게 끌고 가 함께 사과를 건넸다.
김 감독은 이번 서울과 경기 전에도 싸박의 지난 행동에 대해 “싸박에게 득점 이후 세리머니도 상대 서포터 쪽에 있으면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상대 팬을 흥분시키지 않게 조심하라고 얘기했다. 우리가 경기장에서 상대와 경기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로 부딪히며 과열될 수 있다. 경기 후에는 우리가 해야할 일들을 해야 한다. 싸박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제주 팬들에게 사과를 같이 가서 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김 감독이 싸박에게는 아버지처럼 비춰질 테다. 실제로 싸박은 수원FC 전 인원 중 가장 좋아하는 사람으로 김 감독을 뽑은 바 있다. 싸박은 “감독님과 관계는 매우 좋다. 그는 내 아버지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신의 영향력을 실감하고 앞으로 더 신중히 행동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싸박은 “한국에서 유명세를 얻고 영향력이 커진 걸 스스로 알고 있다. 그래서 어린 팬들에게 내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알았고, 나도 최대한 이것저것을 할 때 조심스럽게 접근하려 한다”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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