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차례상이 끝나고 나면 남은 음식 처리 문제가 시작된다. 전이나 나물처럼 며칠 내에 해결되는 음식도 있지만, 과일은 양이 많아 한 번에 다 먹기 힘들다. 사과, 배, 곶감, 귤 같은 과일은 상징적인 의미로 올려놓는 경우가 많아 집마다 넉넉히 준비한다. 하지만 정작 명절이 지나면 식탁에 잘 오르지 못하고 냉장고 속을 차지하며 서서히 신선도를 잃는다.
과일은 시간이 지나면 맛과 영양이 떨어진다. 상온에 오래 두면 쉽게 물러지고, 습기에 노출되면 곰팡이가 생긴다. 특히 곶감이나 귤은 관리가 소홀하면 금세 상하기 쉽다. 명절 과일을 버리지 않고 끝까지 먹으려면 과일별 보관법과 활용법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만 신경 쓰면 새로운 간식이나 요리 재료로 변신해 오래도록 즐길 수 있다.
1. 사과와 배는 보관이 핵심
사과와 배는 명절상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과일이다. 하지만 상온에 오래 두면 금방 물러지고 당도가 떨어지며, 자른 뒤에는 갈변 현상으로 보기에도 좋지 않다. 이런 과일은 보관법을 조금만 바꿔도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다.
사과는 하나씩 신문지로 감싸 냉장 보관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신문지가 과일 표면의 수분 증발을 막아주고, 외부 온도 변화도 완화해 준다. 배 역시 낮은 온도에서 보관해야 아삭한 식감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0도에 가까운 온도에서 저장하면 보관 기간을 한 달 이상 늘릴 수 있다.
이미 잘라둔 사과는 금세 색이 변한다. 이럴 때는 소금물이나 꿀물에 살짝 담갔다가 꺼내면 갈변을 막을 수 있다. 아이들 간식으로 내거나 도시락에 담을 때 유용하다. 남은 사과와 배는 믹서에 갈아 주스로 만들거나,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워 따뜻한 과일차로 마셔도 좋다. 배는 감기 예방용 배숙으로, 사과는 계피와 함께 끓여 애플 티로 몸을 덥히는 데 도움이 된다.
고기를 재울 때 갈아 넣으면 육질을 부드럽게 하고, 단맛이 감칠맛을 낸다. 잡내를 없애는 효과도 있다. 명절에 고기를 많이 준비했다면 남은 사과와 배를 양념장에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곶감은 냉동 보관으로 1년 내내
곶감은 명절 차례상에 반드시 오르는 과일 중 하나다. 하지만 다른 과일보다 쉽게 상한다는 단점이 있다. 습기에 노출되면 곰팡이가 피기 쉽고, 온도 변화에도 약하다. 남은 곶감을 오래 두고 먹고 싶다면 반드시 냉동 보관해야 한다.
곶감을 밀폐 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넣으면 최대 1년까지도 보관이 가능하다. 필요할 때 꺼내 해동해 먹으면 처음 만든 것과 비슷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반쯤 얼린 상태로 먹으면 아이스크림 같은 식감이 나서 여름 간식으로도 어울린다.
곶감을 얇게 썰어 크림치즈와 함께 곁들이면 와인 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요거트 위에 잘라 올리면 고급스러운 토핑이 되고, 견과류와 함께 섞어 곶감 샐러드를 만들어도 좋다. 곶감을 끓여 만든 곶감차는 목을 편안하게 하고 감기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3. 귤과 감귤류는 눅눅함을 피해야
귤은 겨울 명절에 빠지지 않는 대표 과일이다. 하지만 한 박스씩 쌓아두면 며칠 지나지 않아 곰팡이가 생긴다. 귤은 서로 닿아 있으면 곰팡이가 번지기 쉽기 때문에 반드시 분리 보관해야 한다.
보관할 때는 종이 상자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귤을 한 층씩 놓은 뒤, 다시 신문지를 덮어 겹겹이 쌓는다.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이상적이다. 귤을 냉장고에 넣으면 수분이 쉽게 날아가 맛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실내 보관이 더 알맞다.
귤이 많이 남았다면 즙을 내서 얼려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얼린 귤즙은 여름에 빙수나 아이스티에 넣을 수 있다. 귤 청을 만들어 두면 차로 마실 수 있고, 요리에 넣어 새콤한 맛을 더할 수도 있다. 특히 겨울철 감기 예방용 차로 활용하면 집에서 손쉽게 음료를 즐길 수 있다.
4. 바나나·포도 등은 간식으로 변신
명절에 바나나와 포도를 함께 준비하는 집도 많다. 바나나는 익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금세 까맣게 변한다. 이럴 때는 껍질째 냉동실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후 껍질을 벗겨 갈아주면 달콤한 스무디가 된다. 오트밀이나 요거트와 함께 곁들이면 간단한 아침 대용으로도 충분하다.
포도는 씨를 제거하고 알맹이만 따로 냉동 보관하면 시원한 간식이 된다. 어린이들이 아이스크림처럼 즐길 수 있고, 여름철에는 냉동 포도를 갈아 주스로 만들면 색다른 맛을 낼 수 있다. 와인을 만들거나 샐러드 재료로 곁들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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