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수원FC 역사상 최고의 원클럽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박배종이 축구화를 벗는다.
5일 오후 4시 30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32라운드가 열리고 있다. 수원FC와 서울은 전반 1-1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이날 수원FC 원클럽맨 박배종이 은퇴식을 가졌다. 박배종은 2012년 수원FC 전신인 수원시청축구단에 입단한 이래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12년 동안 수원FC를 위해 헌신했다. 비록 지난 시즌부터는 주전에서 완전히 밀려났지만 수원FC에 남아 마지막까지 충정을 보였다.
이날 킥오프 전에 박배종의 은퇴 기념 시축이 진행됐다. 우선 이사장 은퇴 액자를 전달했고, 이어 김은중 감독이 꽃다발 증정을 증정했다. 박배종은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자신의 딸 박비채 양과 시축 행사를 했다. 박비채 양이 키커를 맡았고, 박배종이 골키퍼로 나서 마지막으로 수원FC 골문을 지켰다.
하프타임에는 박배종 선수가 은퇴 소감을 밝히는 자리도 마련됐다. 우선 전광판을 통해 수원FC 팬들이 수원FC 원클럽맨으로 헌신한 박배종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박배종은 헌정 영상을 보고 감정이 북받친 듯 연신 눈물을 훔쳤다. 팬들이 꽃다발을, 이사장이 기념패를, 선수단 대표가 기념 액자를, 자신의 은사를 비롯한 중학교 시절 인연들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박배종은 마이크를 들고도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했다. “이렇게 은퇴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성대하게 은퇴식을 준비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내가 기억력이 안 좋아서 휴대전화에 할 말을 적어왔다”라고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이어 “수원FC에서 있던 일이 영화처럼 스쳐간다. 처음 유니폼을 입고 설렜고,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켜준 서포터즈들이 떠오른다. 수원FC는 내 인생이었다. 젊음을 바쳤고 꿈을 이뤘고, 행복한 축구 인생이었다. 힘든 순간이 있을 때마다 팬들이 나를 일으켜세워줬다. 그 덕에 끝까지 행복한 축구 선수였다. 내 곁을 지켜준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 이제는 유니폼을 벗지만 영원히 수원FC 선수로 남을 거다. 수원FC 선수여서 영광이었고, 수원FC에서 뛸 수 있어서 행복했다. 감사했다”라고 작별인사를 건넸다.
박배종은 마지막으로 수원종합운동장을 한 바퀴 돌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수원FC 팬들은 물론 원정석에 앉은 FC서울도 축구화를 벗는 박배종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며 축구에서만 볼 수 있는 감동을 보여줬다.
이날 수원FC 팬들은 응원석에 박배종 유니폼을 걸고 그 옆에 ‘수원FC 수문장 박배종 / 빛나고 든든했던 원클럽맨 / 새로운 길도 응원합니다’라고 적힌 걸개를 내걸었다. 하프타임 은퇴식 때는 따로 준비한 현수막을 펼쳐보였고, 가변석이 아닌 응원석에서는 박배종의 은퇴를 기념하기 위한 깃발도 흔들었다.
사진= 수원FC 인스타그램 캡처,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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