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대표적 난치성 혈액암인 급성·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생존 메커니즘을 밝혀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은 권혁영 순천향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백혈병 줄기세포가 아미노산 결핍 환경에서도 생존하도록 돕는 핵심 단백질 ‘DEPTOR’의 분자 경로를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난치성 혈액암의 대사 적응 메커니즘을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세포가 아미노산 대사에 과도하게 의존하지만, 결핍 상태에서도 살아남는 이유를 ATF4–MSI2–DEPTOR–KIF11 단백질 네트워크를 통해 알아냈다. DEPTOR가 KIF11을 안정화해 세포 내 대사 적응을 유지하고 DNA 손상과 세포사멸을 회피하도록 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분자생물학 실험과 환자 세포, 동물 모델 검증 결과, DEPTOR 억제 시 백혈병 세포의 DNA 손상과 세포사멸이 급증했으며 정상 조혈모세포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아 선택적 치료 타깃 가능성이 확인됐다. DEPTOR 발현이 높을수록 환자 생존율이 낮았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권혁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백혈병뿐 아니라 다양한 암종에도 적용 가능한 정밀의학 기반 차세대 항암치료의 토대가 될 것”이라며 “약물 개발과 임상 적용 등 후속 연구를 통해 실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지원사업 및 보건의료기술 R&D 사업의 목적으로 수행됐다. 혈액암 분야 국제학술지 ‘백혈병(Leukemia)’ 10월 1일 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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