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홍민정 기자] 중국 관광객의 소비 트렌드가 ‘가성비’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른바 ‘다이궁’으로 불리는 보따리상들도 올리브영, 다이소 등 국내 생활·뷰티 편집매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백화점·면세점 중심의 고가 쇼핑에서 실제 한국인이 즐겨 찾는 합리적 가격대 제품으로 수요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는 ‘olive young’로 등록된 상품이 5천 건을 웃돈다. 상당수가 한국의 올리브영 매장에서 구매한 뒤 중국 내에서 재판매되는 품목이다. 특히 여드름 커버 스폿패치는 구매 후기만 7천 건 이상을 기록했고, 클렌저·마스크팩 등 화장품은 물론 베이글칩 같은 간식류까지 판매가 활발하다.
다이소 제품도 온라인에서 손쉽게 검색·구매할 수 있다. 한국에서 인기 높은 VT코스메틱 ‘리들샷’ 등 특정 화장품 브랜드가 높은 조회와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이궁 판매자들은 신뢰 확보를 위해 한국 매장 방문 사진이나 매대 앞 인증샷을 올리고, 제품을 들고 있는 본인 사진을 첨부하는 방식으로 ‘정품’ 이미지를 강조한다. 판매 제목에 한국 직송을 내세우거나 영수증 이미지를 함께 올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방한객 소비 행태 변화와 맞물린다. 과거 중국 관광객의 쇼핑이 면세점·백화점의 고가 화장품·명품에 집중됐다면, 최근엔 드라마·SNS로 한국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자유여행이 확대되면서 현지인이 쓰는 생활·뷰티 제품으로 관심이 이동했다.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7월 기준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이용객은 약 99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늘었지만, 매출은 7,466억 원에서 6,405억 원으로 14.2% 감소했다. 이용자는 늘었지만 1인당 지출은 줄어든 셈이다.
결제 데이터에서도 ‘가성비 채널’의 약진이 뚜렷하다. 하나카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의 올리브영 이용 금액·이용자 수·이용 건수는 전년 대비 각각 106%, 77%, 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다이소는 49%, 46%, 41% 늘었고, 무신사는 343%, 348%, 350%의 고성장을 보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도 올리브영과 다이소의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전하면서, 매장 인증 등 정품 보증 요소를 갖춘 상품이 일반 상품 대비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뢰 장치가 갖춰진 건의 경우 프리미엄이 붙어 최대 40%가량 더 비싸게 팔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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