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유병수가 혈액암을 이겨내고 자신의 프로 데뷔팀인 인천유나이티드를 상대로 K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 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5 32라운드를 치른 화성FC가 인천에 0-1로 패했다.
이날 반가운 얼굴이 경기장에 나타났다. 유병수는 이날 K리그2에서는 처음으로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후반 35분 김병오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들어갔다. 유병수가 투입되자 팬들은 환호성과 박수를 보내며 돌아온 유병수를 환영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유병수는 적극적으로 전방압박에 가담했고, 한두 차례 센스 있는 공격을 전개하기도 했다.
유병수는 지난 시즌 K3리그에 있던 화성에 입단했는데, 2024년 10월 림프종이 발견돼 경기장을 떠나 치료를 받아야 했다. 당시 유병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화성에 입단하고 메디컬 테스트에서 ‘비활동성 결핵’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라며 “결국 림프종이라는 혈액암 판정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림프종 초기에 발견한 데다 예후가 좋은 종류여서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완치도 기대해볼 만했다.
유병수는 암을 이겨냈다. 유병수는 8월 27일 자신의 SNS에 “6차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회복훈련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났다. 3개월에 한 번 추적검사를 두 번이나 했는데 암은 모두 사라진 상태고 회복도 너무 잘 되고 있다고 교수님께서 많이 놀라셨다”라며 다시금 축구선수로 뛰기 위해 재활에 전념한 끝에 연습경기를 소화할 정도로 몸 상태가 올라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연습경기에서도 득점을 뽑아내며 죽지 않은 실력을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유병수는 지난달 7일 팬사인회를 통해 팬들과 만나며 올 시즌 내로 경기장에 돌아오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차두리 감독도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멘탈은 여전히 K리그1 톱클래스”라며 “우리의 바람이나 병수와 소통한 건 잠깐이라도 경기장을 밟을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기만 하면 홈팬들 앞에서 인사를 하고 마무리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얘기했다”라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K리그2 공식 경기를 치르면서 유병수는 5,200일 만에 K리그 무대 복귀전을 치렀다. 2011시즌 인천에서 활약을 마지막으로 해외로 떠났던 유병수는 김포시민축구단, 화성 등에서 뛰었지만 프로 무대는 아니었다.
이번 복귀전이 더욱 의미있는 이유는 유병수의 프로 데뷔팀이 인천이었기 때문이다. 유병수는 2009시즌 인천에서 데뷔해 2010시즌 곧장 주전이 됐다. 해당 시즌 리그 28경기에서 22골을 기록해 22세에 득점왕을 차지했고, 이는 지금도 K리그1 기준 국내 선수 최연소 득점왕 기록이다. 유병수는 지난 4월 화성과 인천 경기에서도 경기를 관람하며 화성과 인천에 대한 애정을 동시에 드러낸 바 있다.
유병수는 경기 후 화성 팬들은 물론 인천 원정팬들에게도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인천 역시 불운하게 팀을 떠나야 했던 유병수를 기쁜 마음으로 환영했고, 유병수에게 “할 수 있어 병수!”를 외치며 혈액암을 이겨내고 다시 축구화를 신은 유병수를 응원했다.
사진= 화성FC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프로축구연맹, 화성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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