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 팬들이 간만에 들썩였다. 데뷔하자마자 무실점 경기를 한 새 골키퍼 센느 라먼스 때문이다.
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7라운드를 치른 맨유가 선덜랜드에 2-0으로 이겼다. 맨유는 이번 승리로 승점 10 고지에 올랐고, 리그 9위에 자리했다.
맨유는 이번 시즌 초반 골키퍼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안드레 오나나는 지난 시즌 불안정한 모습으로 맨유가 무너지는 데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시즌에는 알타이 바이은드르에게 밀려 리그에서는 1경기도 출장하지 못했고,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2라운드에서는 선발로 나섰지만 추가골 과정에서 펀칭 미스로 처참한 실수를 하며 4부리그 그림즈비타운에 2-2로 비기고 승부차기 끝에 패하는 굴욕을 맛봤다. 결국 오나나는 9월 튀르키예의 트라브존스포르로 임대를 떠났다.
바이은드르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오나나가 워낙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 주전으로 올라서기는 했지만,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지적됐던 세트피스 상황에서 영향력 부족으로 또다시 실점했고, 이후 경기들에서도 부족한 선방 능력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결국 후벵 아모림 감독은 선덜랜드전에 영입생 라먼스를 선발로 내세웠다. 라먼스는 올여름 이적시장 막바지에 영입한 벨기에 출신 골키퍼다. 193cm 장신에 92kg 건장한 체격을 갖췄으며, 총 2,500만 유로(약 413억 원)에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체격 조건이 뛰어나 골문 대부분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데다 반사신경도 뛰어나 골문에 안정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다.
라먼스는 맨유 데뷔전부터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0으로 앞선 전반 44분 그라니트 자카가 강력한 중거리슛을 시도했는데, 왼쪽 골문 구석으로 가는 슈팅이었음에도 라먼스가 팔을 쭉 뻗어 공을 옆으로 쳐냈다. 후반 45분에는 햄스디네 탈비가 1대1 기회를 맞아 근거리에서 슈팅한 공을 각도를 잘 좁혀 발로 막아냈다. 또한 오나나와 바이은드르가 보여주지 못했던 공중볼 장악 능력도 마음껏 선보였다. 이 경기 라먼스는 클린시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올 시즌 맨유가 거둔 첫 무실점 승리였다.
데뷔전에서 엄청난 활약으로 팀 승리에 일조한 만큼 맨유 팬들도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영국 ‘BBC’에 따르면 경기 막판 맨유 팬들은 라먼스를 향해 “피터 슈마이켈이 변장한 거지?”라고 외치며 새로운 골키퍼의 활약상에 찬사를 보냈다. 슈마이켈은 맨유의 전설적인 골키퍼로 1991년부터 1999년까지 맨유 골문을 책임졌고, 자신의 맨유 마지막 시즌이었던 1998-1999시즌에 PL, 잉글랜드 FA컵,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정복하며 잉글랜드 클럽 최초의 ‘유러피언 트레블’ 달성에 공헌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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