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오면 집안은 음식 준비로 활기를 띤다. 기름에 지져내는 전, 양념이 진한 갈비찜, 달콤한 송편이 차례상에 오른다. 하지만 이와 함께 반드시 곁들여지는 반찬이 있다. 바로 나물볶음이다.
시금치, 콩나물, 고사리 같은 나물은 겉보기에는 단출하지만 손질 과정부터 양념까지 세심한 정성이 들어간다. 나물은 기름진 음식과 달리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내어 밥상의 균형을 잡아준다. 차례상에 오르는 의미도 크지만, 명절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속을 편안하게 다스려주는 역할도 한다.
담백함으로 밥상 균형을 잡는 나물
나물볶음은 반찬의 자리를 넘어서 명절 문화의 일부가 되어 왔다. 과거 농경 사회에서는 곡식과 채소를 아껴 쓰는 풍습이 있었고, 나물은 값비싼 고기 요리와 함께 올려져 밥상의 균형을 이루는 역할을 했다.
나물은 구하기 어렵지 않으면서도 손질해 두면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쉽게 상하지 않아 차례상 준비에 꼭 필요했다. 이런 이유로 집마다 나물을 정성스럽게 다듬어 차려냈고, 이 풍습은 세대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명절 밥상에서 나물이 빠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금치, 콩나물, 고사리 세 가지 기본 나물
차례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나물은 세 가지다. 먼저 시금치나물은 시금치를 깨끗이 씻은 뒤 끓는 물에 살짝 데쳐야 한다. 데친 후 바로 찬물에 헹궈야 색이 선명하게 살아나고, 물기를 꽉 짜줘야 양념이 잘 배어난다. 국간장과 소금으로 기본 간을 하고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어 조물조물 무치면 아삭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살아난다.
콩나물은 삶는 과정이 중요하다. 물을 살짝 붓고 소금을 넣은 뒤 뚜껑을 덮어야 잡내가 나지 않는다. 삶아낸 뒤에는 들기름과 참기름을 섞어 볶으면 고소한 향이 퍼진다. 여기에 깨소금을 뿌려 마무리하면 입안에서 씹히는 고소한 맛이 배가된다.
고사리는 전날 미리 불려둬야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조리할 수 있다. 충분히 불린 뒤에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기름 두른 팬에 볶는다. 국간장을 넣어 간을 맞추고 해물육수를 부어 자작하게 끓이면 은은한 감칠맛이 배어난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두르면 풍미가 한층 더해진다.
명절 이후에도 이어지는 활용법과 보관법
나물은 명절 당일뿐 아니라 이후에도 다양한 음식으로 재사용할 수 있다. 시금치나물은 밥 위에 올려 간단한 비빔밥으로 즐길 수 있다. 고추장과 참기름을 더하면 한 끼 식사가 되며, 김 가루를 곁들이면 풍미가 배가된다.
콩나물은 김치찌개나 된장찌개에 넣으면 국물 맛이 시원하고 담백해진다. 또한 콩나물국을 끓일 때 미리 볶아둔 콩나물을 사용하면 국물이 깔끔하게 나온다. 고사리는 곰탕이나 육개장에 넣으면 깊은 국물 맛을 내는 데 제격이다.
보관 방법도 중요하다. 나물은 양념한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을 해야 한다. 그래야 수분이 날아가지 않고 맛이 유지된다. 일반적으로 3~4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며, 먹기 전에는 전자레인지에서 살짝 데우거나 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아주면 맛이 살아난다. 장기간 보관하려면 나물을 양념하지 않은 상태로 소분해 냉동해 두는 것도 방법이다. 필요할 때 꺼내 조리하면 신선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다.
명절 나물볶음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시금치 1단, 국간장 0.5큰술, 소금 한 꼬집,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큰술, 콩나물 350g, 들기름 1큰술, 참기름 2큰술, 물 100ml, 맛소금 약간, 고사리 600g, 국간장 1.5큰술, 해물 육수 1~2컵
■ 만드는 순서
1. 시금치는 깨끗이 다듬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2.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꼭 짠다.
3. 국간장, 소금,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고루 무친다.
4. 콩나물은 냄비에 물 100ml를 붓고 소금을 넣어 삶는다.
5. 삶은 콩나물을 들기름과 참기름으로 볶고 맛소금으로 간한다.
6. 깨소금을 뿌려 마무리한다.
7. 불린 고사리는 물기를 짠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8.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고사리를 볶는다.
9. 국간장과 해물 육수를 넣어 자작하게 끓인다.
10. 마지막에 참기름을 두르고 불을 끈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나물은 간을 세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 간이 강하면 다른 음식과 어울리지 않는다.
- 콩나물은 뚜껑을 덮고 삶아야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 고사리는 불리는 시간을 충분히 두어야 질기지 않고 부드럽다.
- 시금치는 너무 오래 데치면 색이 죽고 맛이 떨어지니 30초 안팎으로 데치는 게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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