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교통 체증으로 낯선 길에 접어들더라도, 도로 표지판 숫자 규칙만 알면 길을 헤매지 않고 쉽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
추석 연휴, 고속도로는 늘 꽉 막힌다. 내비게이션은 더 빠른 길이 있다며 국도로 안내하지만, 막상 빠져나오면 사정은 다르다. 수많은 차량이 똑같이 빠져나온 탓에 국도도 순식간에 꽉 막히고, 초행길 운전자들은 낯선 번호가 붙은 도로 표지판 앞에서 순간 불안해진다.
달리던 길이 아닌 곳으로 들어서면 “여기가 맞는 길인가”라는 의심이 밀려온다. 되돌아가자니 돌아가는 길이 더 막힐까 걱정되고, 앞으로 가자니 지금 어디쯤인지조차 가늠이 안 된다.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경로를 맹신하다가 오히려 더 돌아가고, 휴게소도 없는 시골길에서 갇힌 듯한 답답함을 느끼는 게 추석 귀성길의 흔한 풍경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도로에 붙은 국도 번호의 규칙만 이해한다면 훨씬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도로 번호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방향과 위치를 알려주는 일종의 ‘지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규칙만 알면 낯선 길도 훨씬 명확하게 읽히고,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길이 맞는지 아닌지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도로별 번호 부여 방식 / 유튜브 '국토교통부' 캡처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로는 번호만으로도 성격이 드러나도록 체계가 짜여 있다. 가장 큰 규칙은 간단하다. 홀수 번호는 남북, 짝수 번호는 동서를 뜻한다. 또 국도의 경우 한 자리 수는 우리나라 도로망의 큰 축이고, 두 자리 수는 그 축을 보완하는 간선도로다. 시점 역시 정해져 있어 남북 도로는 남쪽에서, 동서 도로는 서쪽에서 출발한다. 번호만 봐도 도로의 흐름과 위치를 짐작할 수 있는 셈이다.
대표적으로 1번 국도는 국도의 상징이라 불린다. 번호만 들어도 남북을 잇는 큰 줄기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3번 국도 역시 홀수 번호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길임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짝수 번호의 국도는 동서를 관통한다. 표지판 숫자만 보아도 어느 방향으로 이어지는 도로인지 직관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도로별 번호 부여 방식 / 유튜브 '국토교통부' 캡처
고속국도는 처음 개통된 경부고속도로가 상징적으로 1번을 부여받았고, 이후 건설된 노선들은 국토 전체 체계 속에서 번호가 매겨졌다. 동서를 잇는 간선 고속도로는 번호가 ‘0’으로 끝나며, 남북을 연결하는 간선 고속도로는 번호가 ‘5’로 끝난다. 예를 들어 남해고속도로(10번), 새만금포항고속도로(20번), 영동고속도로(50번)는 동서 방향을, 서해안고속도로(15번), 호남고속도로(25번), 통영대전고속도로(35번)는 남북 방향을 대표한다. 세 자리 번호는 지선을 뜻하는데, 앞 두 자리는 연결되는 간선고속도로 번호를 따른다. 따라서 301번 고속도로는 30번 고속도로와 연계된 지선임을 알 수 있다.
일반국도는 현재 56개 노선이 지정되어 있다. 남북 방향 노선은 홀수 번호, 동서 방향 노선은 짝수 번호가 붙는다. 특히 한 자리 국도번호는 우리나라 도로망의 기본 축을 이루는 노선이며, 두 자리 번호는 이를 기반으로 주요 지역을 잇는 간선도로다. 일반국도의 시점은 남북축일 경우 남쪽, 동서축일 경우 서쪽이 기준이 된다.
지방도는 번호가 세 자리 이상으로 구성된다. 이 역시 홀수는 남북, 짝수는 동서를 의미한다. 번호 앞자리에는 해당 지역을 나타내는 숫자가 붙어 어느 도(道)에 속하는지 구분된다. 예컨대 300번대는 경기도, 400번대는 강원도, 500번대는 충북, 600번대는 충남, 700번대는 전북, 800번대는 전남, 900번대는 경북, 1000번대는 경남, 1100번대는 제주도의 지방도다. 따라서 401번 도로는 ‘강원도에 있는 동서 방향 지방도’임을 알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순간의 길을 알려주지만, 국도 번호는 전국 도로망의 체계를 보여준다. 이번 추석 연휴, 낯선 길 위에서 길을 잃었다면 표지판 숫자를 한번 확인해보자. 단순한 번호가 아니라, 전국 어디서든 방향을 알려주는 가장 직관적인 힌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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