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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과 만나 “몇 년 만에 다시 국익을 챙기는 외교 현장에 동참하게 돼 설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교장관 시절 쌓은 경험과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으로서의 역량을 모두 발휘해 대사직을 수행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 대사는 오는 6일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미국 정부에 신임장을 제출한 뒤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주미대사관은 지난 7월 중순 조현동 전 대사 이임 이후 80여 일간 대사대리 체제로 운영돼왔다.
강 대사는 한미 간 시급한 현안으로 △미완의 관세·무역 협상 △한국의 대미 투자 패키지 △조지아주 한인 구금사태로 촉발된 비자 문제 등을 꼽았다.
그는 “투자 패키지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합의될 수 있도록 면밀히 대응하겠다”며 “본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직접 협상 중이지만, 현장의 공관장으로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통화스와프 추진 상황에 대해선 “미국 측의 반응을 아직 듣지 못했다”며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기업인들의 출입국 문제 해결을 위한 워킹그룹 1차 회의가 잘 끝난 것으로 안다”며 “향후 협상을 통해 지속 가능한 비자 제도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대사는 미국 입국 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면담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25%의 관세를 감당해야 하는 현대로서는 어려움이 크다”며 “직접 상황을 듣고 오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만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기업 전체를 보며 협상을 진행하지만, 현대로서는 자동차 수출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기업과 정부가 한 팀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현대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 강 대사는 “외교장관 시절에는 정상회담 배석 때 인사를 나눈 정도였다”면서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스타일과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었고,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다시 확인할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는 72년의 긴 동맹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당장의 현안으로 흔들릴 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조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달 말 방한 일정이 ‘당일치기’가 될 가능성에 대해선 “양측이 만족할 일정을 조율 중이며, 현지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강 대사는 “우리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의지를 지지한다”며 “그런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발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북한이 나서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미국 당국자들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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