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준공이 2년이나 지났는데도 입주자를 맞이하지 못하고 있는 아파트가 있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충남 천안시 원성동주택재건축 아파트(e편한세상 천안역)는 지난 2023년 4월 건축공사준공 후에도 일부 조합원 가구를 제외한 대부분이 빈집으로 남아있다. 이 단지의 총 규모는 1579가구로, 조합원인 253가구가 모두 입주했어도 여전히 전체의 84%가 비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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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 없이 방치된 이유는 변칙적인 책임준공에 따른 이해관계의 충돌과 사업추진 도중에 변경된 사업 방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원성동 재건축 사업은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로 사업을 추진하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사업자금 대출보증을 받았다. 여기에 DL그룹 산하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대림자산운용의 리츠가 1319가구를 선매매 계약했다.
문제는 준공을 앞두고 공사비가 상승하는 등의 여파로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일어났다. 조합에 따르면, 2017년 비례율은 86.7%였으나, 2023년 4월 45.7%까지 떨어졌다. 비례율은 총수입에서 총사업비를 뺀 개발이익을 종전자산의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100%보다 낮을수록 사업성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사업성이 나빠지자, 조합은 2023년부터 뉴스테이 취소를 추진했다. 1270가구를 임대 대신 일반분양 물량으로 바꾸면 조합 수익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
국토교통부, 뉴스테이 조건부 취소
시간이 흘러 지난해 초, 국토교통부는 뉴스테이를 조건부 취소했다. 그러나 조합이 일반분양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임대사업자로 선정된 리츠에 반환할 계약금과 중도금, 계약해지에 따른 위약금을 지급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사업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조합과 시공사, 금융기관의 이해관계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사 관계자는 "실물이 있더라도 등기가 없는 건물은 담보를 잡을 수 없어서 사실상 금융사가 무담보 대출을 내주는 셈이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시공사의 책임준공까지 없다면 금융사가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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