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걸림돌 아냐" 4세부터 83세까지 춘천연합마라톤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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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걸림돌 아냐" 4세부터 83세까지 춘천연합마라톤 도전장

연합뉴스 2025-10-03 11:10: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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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응원" 교사·학생부터 국적 불문 외국인들도 강변 레이스행

2025 춘천연합마라톤 '힘찬 출발' 2025 춘천연합마라톤 '힘찬 출발'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개천절인 3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서 열린 2025 춘천연합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2025.10.3 yangdoo@yna.co.kr

(춘천=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3일 강원 춘천시 강촌 일대에서 '2025 춘천연합마라톤'이 열린 가운데 4세 최연소 참가자부터 80대 최고령까지 각기 다른 빛깔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첫 대회의 풍경을 그려냈다.

흔히 '인생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마라톤에서 참가자들은 피할 수 없는 고비를 수없이 맞이하며 어려움과 고통의 위기를 이겨내고 얻는 희열을 향해 한 발자국 내디뎠다.

'2025 춘천연합마라톤' 최고령 참가자 이광우(83)씨 '2025 춘천연합마라톤' 최고령 참가자 이광우(83)씨

[촬영 강태현]

◇ "달리기로 마음 치유"…나이 불문 '인생의 축소판' 마라톤 도전

"달리면 마음이 치유돼요. 자신감도 생기고요. 나이는 걸림돌이 되지 않아요. 그냥 죽을 각오로 달릴 거예요."

이번 대회 최고령 참가자인 이광우(83)씨는 홀로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 중랑구 집 근처에서 매일 같이 훈련에 나섰다.

적게는 1만5천보에서 많게는 3만보씩 걷거나 뛰며 10㎞ 완주를 목표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젊은 시절 건강이 나빠지면서 술·담배를 끊고 20년 넘도록 러닝을 해왔지만, 체력이 예전만 못한 탓에 이번 대회 준비에 특히나 심혈을 기울였다.

훈련 중 넘어져 얼굴에 상처가 나고, 다시 뛰는 게 겁이 날 때도 있었지만 이씨는 그마저도 러닝으로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기록에는 연연하지 않고 완주를 목표로 달리려고 한다"며 "눈 앞에 펼쳐진 길을 겁내지 않고 부지런히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에서 나이가 확인된 참가자 가운데 이씨 등 80대는 13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은빛 레이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면, 만 4세 최연소 어린이도 부모와 함께 대회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병 중 인생 첫 마라톤에 나선 참가자도 '치유'를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다.

항암 치료 중 10㎞ 레이스에 도전한 김문경(41)씨는 "투약 부작용으로 정신적 우울감을 겪다가 이를 극복하고 싶어 뛰게 됐다"며 "푸른 숲과 강들과 나란히 있다보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고 벅차했다.

항암 치료 중 마라톤에 도전한 김문경(41)씨 항암 치료 중 마라톤에 도전한 김문경(41)씨

[촬영 양지웅]

◇ "고3 수험생 응원" 교실 밖으로…외국인들도 '달려라 달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메시지를 수험생들에게 전하고 싶었어요."

학생·교사 16명은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이마에 춘천고등학교 로고가 새겨진 머리띠를 동여매고 대회장에 모습을 보였다.

중간고사 전후로 각자 바쁜 시간을 보냈지만 짬을 내 함께 춘천역 인근에서 훈련하거나, 개인적으로 달리기 연습을 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1학년 10반 최하준 학생은 "교내에서 진행한 5월 마라톤에서 컨디션 난조로 잘 뛰지 못해 아쉬운 마음에 이번 마라톤에 도전했다"며 "수능을 준비하는 형들이 시험을 잘 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잘 찍어서 좋은 대학에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뛰려고 한다"고 말했다.

'2025 춘천연합마라톤'에 참가한 춘천고 교사·학생들 '2025 춘천연합마라톤'에 참가한 춘천고 교사·학생들

[촬영 강태현]

함께 완주 도전에 나선 김민성·이서후·김태규 학생도 "연휴 첫날을 좋은 추억으로 만들고자 한다. 잘 뛰어서 이 기운으로 형들 좋은 대학 보내겠다"고 웃음 지었다.

춘천고 3학년 신경민·이재현 학생도 "10㎞ 완주를 목표로 달리고자 한다"며 "후배들의 응원이 수능 준비에 동기 부여가 되기도 하고 감사하다.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무릎 부상에도 완주 투혼 의지를 보인 이상철 교장 선생님도 "9월 초부터 공지천 인근에서 매일 뛰며 대회를 준비해왔다"며 "꼭 완주에 성공해 수능을 앞둔 아이들에게 포기하지 말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2025 춘천연합마라톤'에 참가한 에티오피아 국적 마이클(26)씨 '2025 춘천연합마라톤'에 참가한 에티오피아 국적 마이클(26)씨

[촬영 강태현]

대회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도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에티오피아 국적 마이클(26)씨는 "올해가 끝나기 전에 꼭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보고 싶어 인생 첫 야외 러닝에 도전했다"며 "모교인 한림대학교에서 MT나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문화 체험 목적으로 강촌에 왔었는데 강변을 따라 달리는 건 새로운 경험과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고 외쳤다.

말레이시아 국적 유학생 3명도 익어가는 계절을 만끽하기 위해 함께 레이스에 올랐다.

'하늘을 달리다'를 슬로건으로 열린 이번 대회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와 춘천시육상연맹이 공동 주최하고, 마이스테크(MICE TECH) 전문 기업인 더픽트가 주관했다.

춘천연합마라톤은 1980∼90년대 '젊은이들의 해방구', 'MT의 성지'로 불렸으나 침체의 늪에 빠진 '강촌 살리기 운동' 성격을 띠고 있다.

taetae@yna.co.kr

2025 춘천연합마라톤 개막 2025 춘천연합마라톤 개막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개천절인 3일 강원 춘천시 남산면 엘리시안강촌 리조트에서 열린 2025 춘천연합마라톤 개막식에 참가자들이 발걸음하고 있다. 2025.10.3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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