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흔들기는 장기 투자 훼손”…하태경 보험연수원장 ‘작심 비판’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삼성 흔들기는 장기 투자 훼손”…하태경 보험연수원장 ‘작심 비판’

투데이신문 2025-10-03 10:28:51 신고

3줄요약
지난 1일 여의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하태경 보험연수원장 ⓒ투데이신문
지난 1일 여의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하태경 보험연수원장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삼성생명의 회계 처리 논란이 금융권과 정치권의 주목을 받으며 기업 신뢰도와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회계기준(IFRS) 미준수 가능성을 근거로 기업 신뢰 훼손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반면, 하태경 보험연수원장은 장기적 투자 전략과 안정적 지배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단기적 회계 논란만을 이유로 핵심 자산을 처분하는 것은 기업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금융권 안팎으로 투명성과 책임성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기업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관점이 맞서면서 논란의 향방이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삼성생명이 IFRS17 도입 과정에서 CDA(계약자 지분 조정)를 별도 계정으로 처리한 방식이 국제회계기준 취지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재검토를 시작했다. 이번 조치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약 8%(시가 약 30조원 규모)의 회계 반영과 자본비율 계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회계 기준의 변화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지배구조와 시장 안정성까지 흔들 수 있는 민감한 사안임을 보여준다.

지배구조안정성강조한보험연수원수장

보험연수원 하태경 원장은 전날 여의도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생명의 회계 논란을 단호히 경계했다. 그는 회계 문제를 이유로 기업을 흔드는 것은 장기적 성장과 안정적 지배구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대형 종목이며, 삼성생명이 보유한 약 8% 지분은 단일 기관 기준으로도 막대한 규모다. 대량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인 주가 폭락과 투자자 손실, 기관투자자의 연쇄 충격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경고는 단순한 경영 논리를 넘어선 의미를 갖는다.

보험업 특수성 또한 하 원장이 강조한 부분이다. 생명보험사는 장기적으로 보험금 지급에 대비해 자산을 운용해야 하는 구조를 가진다. 이런 환경에서 삼성전자 지분과 같은 전략적 자산은 단순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하 원장은 단기 회계 논란으로 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업권 특성과 맞지 않다고 강조하며, 보험산업의 장기적 안정성을 우려했다. 그의 메시지는 금융감독 정책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도 해석된다.

정치적 배경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하 원장은 정치권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며 한때 ‘삼성 저격수’로 불렸던 인물이다. 이후 금융교육과 산업 연구 분야로 이동한 만큼, 그의 발언은 한국 재벌 지배구조의 안정 필요성을 강조하는 정치적 메시지로도 읽힌다. 결국 이번 발언은 회계 논란을 지배구조와 정치경제 논쟁의 장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사진=삼성생명]
[사진=삼성생명]

투명성요구하는반론과남은과제들

반면 국제회계기준을 준수하는 것이 글로벌 신뢰 확보의 출발점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IFRS는 140여 개국이 채택한 기준으로, 다국적 투자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판단한다. 삼성생명이 CDA를 부채가 아닌 별도 계정으로 관리해온 방식은 IFRS17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분기마다 다른 방식이 적용되면서 투자자 혼란을 초래한 사례도 있었다.

투명성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은 “대기업이라고 예외를 둘 수 없다”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기업일수록 엄격하고 일관된 회계 기준 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정 기업에만 유연성을 허용할 경우 한국 금융시장 전체의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현실적 고민도 존재한다. 삼성전자 지분 매각은 자본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다. 선진국도 IFRS17 도입 과정에서 혼란을 겪었고, 자본 확충과 포트폴리오 재편이라는 고통을 감내하며 제도를 정착시켰다. 유럽과 일본의 보험사들은 국제 기준 준수를 지키면서도 단계적 조정을 통해 충격을 흡수했다. 한국 역시 국제 기준 준수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도, 시장 안정성을 위한 합리적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는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투명성과 안정성의 균형이다. 회계 기준의 일관성은 글로벌 신뢰 확보를 위해 양보할 수 없는 가치지만, 갑작스러운 변화가 시장 전체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하태경 원장의 발언은 균형의 ‘지배구조 안정’ 쪽에 무게를 두는 반면, 감독 당국과 일부 금융 전문가들은 ‘국제 기준 준수’를 우선시한다.

한 학계 전문가는 “이번 사안은 단순히 삼성생명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금융산업이 국제 신뢰와 국내 안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시금석”이라며 “궁극적으로 회계 투명성과 지배구조 안정성을 조화시키는 장기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