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감이슈] 국감 증인석에 선 현대로템 이용배 사장, '장수 CEO'의 민낯 드러나나

[뉴스락] 국회 국정감사가 재계를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 내 최장수 CEO로 꼽히는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이 산자위와 국토위 두 차례 국감 증언대에 서게 되면서, ‘성과 뒤의 오명’이 낱낱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이용배 사장은 2020년 현대로템 수장으로 취임한 뒤 철도와 방산이라는 양대 축을 안정적으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취임 첫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만 4600억 원을 돌파하며 연간 1조 원 돌파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K2 전차 수출, 글로벌 철도 수주 확대는 그의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실적의 화려한 외피 속에 숱한 불공정 논란과 의혹이 켜켜이 쌓여 있다. 국회가 이 사장을 불러 세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이 10월 국감감사 증인 출석한다. [뉴스락 편집]

 

담합·기술탈취·갑질 의혹의 전시장

현대로템은 2022년 철도차량 입찰 담합을 자진 신고해 과징금 323억 원을 면제받았지만, 조달청의 입찰 제한 처분에 반발하며 소송을 이어갔다.

법원은 “자진신고 여부와 무관하게 담합 그 자체가 제재 사유”라고 못박았다. 이는 ‘공익신고’를 내세워 불법 행위를 희석하려 한 시도로 비쳤다는 비판이 따른다.

기술자료 요구 과정에서도 불법성이 드러났다.

현대로템은 2014~2018년 협력업체들로부터 기술 자료 210건을 요구하면서 법이 정한 ‘서면 교부’ 절차를 무시했다. 공정위가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대기업에겐 푼돈일 뿐”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더 큰 논란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기술 탈취’ 소송이다.

협력사 썬에어로시스는 현대로템이 전차 훈련장비 사업 과정에서 핵심인 6축 구동 장치 기술을 빼앗고 단가를 후려쳤다고 주장한다.

썬에어로시스는 거래 단절과 경영난으로 존립 위기에 몰렸다고 호소한다. 이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기술 창고로 전락시킨 전형적 갑질 사례라는 지적이다.

국회의 칼끝, 장수 CEO의 시험대

이용배 사장은 산자위 국감에서 ‘기술 탈취’ 의혹, 국토위 국감에서는 ‘입찰 담합’ 논란으로 잇따라 도마에 오른다.

실적과 연임 가능성을 등에 업은 ‘성공한 CEO’의 이미지가, 이번 국감장에서 무너질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대로템은 매년 ESG와 상생을 강조하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내지만, 현실은 담합·절차 위반·기술 탈취 소송 등 불공정 논란이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회가 이 사장을 증인으로 불러낸 것은 “대기업 불공정 행위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에 다름 아니다.

국민경제의 기간산업을 책임지는 현대로템은 한국 산업 경쟁력의 상징적 기업이다.

그러나 이용배 사장의 실적과 리더십이 아무리 화려해도, 담합과 기술 탈취 논란은 기업 윤리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올해 국정감사장은 단순히 한 CEO의 오명 무대가 아니다. 한국 대기업이 진정으로 ‘상생’과 ‘투명 경영’을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 시험하는 무대다.

이용배 사장이 이번 국감에서 어떤 답을 내놓느냐에 따라, 그의 장수 CEO 타이틀은 ‘성과의 상징’으로 남을지, 아니면 ‘불공정의 그림자’로 기록될지가 갈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