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백두산 부근 통상구 건설…북중 접경 따라 고속철·국도 개통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달 중국 열병식 참석으로 북중 관계가 강화되는 가운데, 북한의 역점사업인 백두산 삼지연 관광지구에 중국 관광객이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할 중국 측 인프라 건설이 착착 진행 중이다.
3일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안투현 지방정부 등에 따르면 중국 측은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 인근 접경지역인 솽무펑(雙目峰·쌍목봉)에 도로 통상구(세관)를 건설하고 연결도로 공사 등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솽무펑은 북한 양강도 삼지연과 35㎞, 중국 측 백두산 북쪽 풍경구(北坡)와 20㎞ 정도 떨어진 곳에 있으며, 과거에는 이곳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 백두산 동쪽(東坡)을 관광하는 식으로 임시 운영돼왔다.
중국 정부는 2억8천300만 위안(약 555억8천만원)을 투자해 2023년 4월부터 경제·무역과 관광 등을 위한 정식 통상구 공사에 나섰고 완공 예정 시기는 지난 5월 말이었다.
안투현 정부는 7월에는 솽무펑 통상구와 인근 국도를 연결하는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토지 사용 공고를 내기도 했다. 해당 국도는 중국이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지난달 28일 정식 개통한 'G331 국도' 지린성 구간을 가리킨다.
이 도로는 지린성 지안에서 훈춘까지 이어지며 압록강·두만강 변과 백두산 등을 지나가는 1천240㎞ 구간으로, 지린성 당국은 이를 통해 관광업을 활성화하려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은 같은 날 북중 접경을 따라 동북 지방을 동서로 연결하는 선바이(瀋白) 고속철도 운행에도 들어갔다.
이 노선은 랴오닝성 선양에서 옌볜과 백두산을 연결하는 길이 430.1㎞ 노선으로, 약 723억 위안(약 14조2천억원)이 투자됐다.
이 노선 덕분에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각지와 북중 접경 지역의 연결성이 강화된 만큼, 이들 지역은 백두산 등 지역 관광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현지매체 안투 라디오·텔레비전방송은 2019년 당시 솽무펑 통상구 관련 보도에서 "(G331) 도로와 (선바이) 고속철도가 모두 개통되면 (중국 측) 백두산을 찾는 관광객이 매년 1천만명을 돌파할 수 있다고 한다"고 예상한 바 있다.
이어 중국 측 관광지만으로는 이들을 다 수용할 수 없다면서 "솽무펑 통상구를 통해 해외(북한)로 가는 여행객이 매년 100만명을 가볍게 넘길 것이라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백두산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되고 관광객이 늘어나면 이 중 일부가 북한으로도 유입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이러한 가운데 왕야쥔 북한 주재 중국대사는 지난 6월 삼지연을 방문해 혜산 통상구를 비롯해 보천보 전투 기념탑, 음료 공장, 스키 시설 등을 참관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북한 측은 왕 대사에게 "지린성 등 중국 지방과의 교류협력을 조속히 회복해 북중 관계 발전에 공헌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왕 대사도 "양강도가 중국과의 교류협력을 더 확대해 북중 관계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왕 대사는 스키시설에서 "삼지연시가 더 많은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여 지방경제가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면서 "북중이 빙설 관광 발전을 위한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북중은 지난달 중국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 당시 김 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관계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시 주석은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중은 운명을 같이한다"면서 "북한과 고위급 왕래 및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 이해와 우의를 심화하고 싶다"고 밝혔고, 김 위원장도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북중 우호는 변할 수 없다"고 화답했다.
관광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북중 관계 회복 시 우선적으로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 확대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특히 삼지연 관광지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여기에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성지인 삼지연 개발을 통해 체제 우월성을 보여주겠다는 고려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은 수차례 삼지연에서 현지 지도했으며, 지난해 7월 이곳을 찾아 "가까운 앞날에 펼쳐놓을 백두산 관광문화지구는 분명 친선적인 외국의 벗들에게도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관광지로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세계 관광의 날'이던 지난달 27일 "특히 백두산 일대의 대자연은 내놓고 자랑할만한 관광자원"이라면서 "(북한 당국이) 다른 나라들과의 다방면적인 교류·협조를 확대 발전시키는 데 깊은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부원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은 북한 단체관광과 북중 경제교류를 점차 확대하며 대북 경제 지원을 강화하고, 북한의 대중 경제의존도를 바탕으로 대북 관계를 관리하고자 할 것"이라고 봤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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