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지폐 뒷면 주인공…야생 상징 대표적 동물 근거리 관찰
[촬영 유현민]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드넓은 초원을 뛰어다니는 야생동물들. '아프리카' 하면 대부분이 처음 떠올리는 장면 중 하나일 터다.
특히 사자, 코끼리, 코뿔소, 버팔로(아프리카물소), 표범 등 이른바 '빅(Big)5'는 이 대륙의 야생을 상징하는 대표적 동물이다.
이 다섯 동물은 과거 아프리카 원주민 사이에서 사냥하기 가장 어렵고 위험한 동물로 통한 까닭에 빅5로 분류됐다. 오늘날에는 사냥이 아닌 보호와 관찰의 대상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앞면에 모두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지폐 5종은 뒷면엔 빅5가 그려졌다.
표범은 무리 지어 다니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혼자 다니는 습성 때문에 사파리에서 가장 찾기 힘들다. 공교롭게 시중에서도 가장 보기 힘든 최고액권 200랜드의 주인공이다.
100랜드, 50랜드, 20랜드, 10랜드권은 각각 버팔로, 사자, 코끼리, 코뿔소를 담았다.
2023년 유통되기 시작한 새 지폐에는 뒷면에 새끼가 한 마리씩 추가됐다. 만델라 사망 한 해 전인 2012년 만델라의 얼굴을 새긴 신권 지폐가 나오기 전에도 남아공 지폐의 주인공은 빅5였다.
아프리카에 오면 '게임'(Game), '게임 리저브'(Game Reserve). '게임 드라이브'(Game Drive)와 같은 말을 종종 접하게 된다. 사냥감(동물)이란 뜻에서 비롯된 것으로 처음엔 어색할 수 있지만 '야생동물', '야생동물 보호구역', '야생동물 사파리' 정도로 번역하면 이해가 쉽다.
빅5를 포함한 다양한 야생 동물을 근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게임 드라이브는 아프리카의 주요 국립공원과 보호구역에서 체험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게임 드라이브 명소로는 남아공의 크루거 국립공원,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보츠와나의 초베 국립공원 등이 꼽힌다.
공원 측이나 사설 업체에서 사파리 전용 차량으로 운영하는 게임 드라이브는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 주로 운영된다. 동물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대라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파리 전용 차량의 운전사가 가이드를 겸하기도 한다. 동물들의 습성과 서식지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을 들을 수 있고, 일몰 이후 야간 시간대에는 공원 측에서 운영하는 게임 드라이브만 가능한 게 보통이다.
남아공의 크루거 국립공원과 같이 개인 차량을 이용한 게임 드라이브가 가능한 곳도 있다.
직접 차량을 운전해 광활한 공원의 포장·비포장 도로를 달리며 빅5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 소음을 줄이고, 동물을 자극하지 않으며,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등 기본적인 규칙을 지켜야 한다.
아프리카의 빅5와 게임 드라이브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대자연과 교감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야생의 심장부로 떠나는 여정은 여행자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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