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명상 원장의 창원 진단··· ‘재정 중환자실’에 들어선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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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강명상 원장의 창원 진단··· ‘재정 중환자실’에 들어선 도시

직썰 2025-10-02 20:12: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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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상 365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강명상 365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직썰 / 박정우 기자] 창원특례시는 대한민국 산업과 문화의 거점으로 성장해 온 자부심을 가진 도시다. 하지만 지금 창원의 재정은 그 화려한 외피 뒤에 심각한 위기를 숨기고 있다.

수년간 추진된 대형 국책 및 시책 사업의 부작용이 누적되면서 재정자립도는 28%대로 추락했다. 자체 세수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구조가 됐고 방치할 경우 시민 복지와 행정 서비스의 붕괴를 넘어 재정 파탄까지 우려된다. 창원은 지금 ‘재정 중환자실’에 들어섰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긴급 처방이 절실하다.

준비 없는 행정이 남긴 흉물들

재정 위기의 뿌리는 준비 없는 행정과 보여주기식 정책에 있다. 도시를 발전시키겠다는 명분으로 수백억 원의 세금이 투입됐지만 사전 검토 부족과 시민 의견 배제, 사후 관리 부재로 인해 흉물로 남은 사업들이 많다.

344억 원이 투입된 빅트리 공원은 ‘창원의 새로운 명소’를 표방했지만 시민 호응은커녕 운영 계획조차 부실해 현재는 ‘혈세 낭비의 상징’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관리비만 축내는 구조적 실패 사례다.

250억 원이 들어간 맘스프리존도 마찬가지다. 부모와 아이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라며 포장됐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인 프로그램이나 운영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다. 결국 보여주기식 건물만 남은 ‘속 빈 강정’으로 향후 추가 세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수소 플랜트 '수소 폭탄'으로 변질

재정에 가장 치명적인 부담은 성산구 성주동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이다. 창원산업진흥원이 하루 5t 규모의 수소를 구매하겠다는 약정을 맺으면서 매년 300억 원 규모의 고정 지출이 발생하게 됐다. 그러나 정작 이 수소를 소비할 시장은 없다.

사용하지도 못할 수소를 세금으로 사들이는 구조는 곧바로 재정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만약 관련 소송에서 패소한다면 지연 이자와 손해배상까지 떠안아야 한다. 이는 말 그대로 ‘수소 폭탄’으로 창원의 재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병변이다.

매년 불어나는 공정 지출, 1조 원의 덫

창원의 재정 부담은 이뿐만이 아니다. 팔룡터널은 교통 수요 예측 실패로 매달 수억 원의 운영비를 시가 메워야 한다.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 지원(1300억 원), 시내버스 준공영제(연 1000억 원) 그리고 개관을 앞둔 진해문화센터와 도서관 운영비까지 더하면 앞으로 창원이 매년 떠안아야 할 지출은 1조 원에 육박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재정 악화가 아니라 시민 생활에 직결되는 복지와 필수 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들 교육, 어르신 돌봄, 취약계층 지원 등 꼭 필요한 부분의 예산이 위협받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건 '선택과 집중'

창원의 위기는 단순한 재정 문제를 넘어 행정 철학의 문제다. 무엇을 할 것인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구분하지 못한 채 성급히 추진한 결과가 지금의 위기를 불렀다. 성장만 좇은 행정, 보여주기식 사업은 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독이 됐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명확하다. 불필요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시민 삶과 직결된 분야에 재정을 집중해야 한다. 복지, 안전, 생활 인프라 같은 꼭 필요한 분야에만 집중해도 시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은 충분히 지켜낼 수 있다.

행정은 단순히 건물을 짓고 사업을 추진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곧 시민의 생명줄을 지키는 일이며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다. 창원은 지금 재정 폭탄을 해체하고 도시의 건강을 회복시킬 역사적 기로에 서 있다.

강명상 원장은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보건위생분과 부위원장, 경상남도 최중증 발달장애인 서비스조정위원회 위원장, (사)온사랑후원회 부이사장, 창원특례시 마산병원장 협의회장, 창원시테니스협회 회장, 국민의힘 경남도당 부위원장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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