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0월 2일 10시 49분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워렌버핏이나 피터린치처럼 하루 24시간 경제 동향을 분석하며 적절한 타이밍에 매수한다면 직접투자가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주식이나 채권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을 하고 있어 분산투자나 손절매 등 리스크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김민수 KB증권 고객자산운용센터장(상무)은 지난 1일 딜사이트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펀드, 랩, 신탁 등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간접투자에 자금을 맡기고 각자의 본업에 충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신탁과 랩어카운트는 모두 고객 자산을 전문가에게 맡겨 운용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다만 목적과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다. 김민수 상무는 "신탁은 고객 지시에 따라 자산을 보관하고 집행·운용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은행·증권·보험사 모두 수행하며 유언신탁, 보험청구권신탁, 부동산신탁 등 다양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운용을 주도한다. 고객과 투자일임계약을 맺고 펀드·채권·주식 등 다양한 자산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김 상무는 “랩어카운트는 계좌 단위로 운용 내역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고, 공모펀드 대비 맞춤형으로 기민하게 리밸런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간접투자가 주는 안정성은 '분산 투자'에서 비롯된다. 다양한 종목과 자산군에 투자해 개별 종목의 위험에 크게 노출되지 않는 구조다. 김민수 상무는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시장을 모니터링하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때문에 변동성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효율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개인이 직접 종목을 분석하고 매매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문가 집단의 리서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김 상무는 “코로나19 초기처럼 시장이 급락한 시기에는 개인이 특정 종목을 직접 보유했다면 큰 손실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반면 랩어카운트는 특정 종목이나 섹터에 집중되지 않고 포트폴리오로 구성돼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었고, 시장 반등 시 손실 회복도 훨씬 빨랐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상무는 2023년 말 KB증권 고객자산운용센터를 이끌게 된 이후 영업점 PB와 주요 운용사들을 찾아다니며 소통을 강화했다. 상품을 만든다고 해서 저절로 팔리는 게 아니라, PB가 고객에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하고, 운용사와도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사모펀드처럼 100억원, 200억원 단위가 아니라 1억원만 있어도 랩어카운트는 설정이 가능한데, 이런 장점을 왜 활용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PB들에게 해왔다”며 “상품의 특성과 장점을 고객 접점에서 적극 알리는 노력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랩어카운트 성과의 또 다른 배경으로 운용사와의 협력을 꼽았다. 그는 “운용사들과 수시로 만나 포트폴리오를 논의했고, 성과가 나지 않으면 매니저를 교체하거나 자산을 다른 랩으로 옮기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며 “펀드는 물리면 끝이지만 랩은 자산을 탄력적으로 매매할 수 있어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기반이 된 건 수익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옆 사람이 같은 조건에서 30% 수익을 냈다는데 나는 그대로 마이너스라면 ‘나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심리가 작동한다”며 “사돈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는 말처럼 투자에서도 비교와 경쟁심리가 강하게 작동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PB 사이에서도 확산됐다. 그는 “옆 PB가 100억, 200억, 300억씩 판매를 일으키면 다른 PB도 자극을 받는다”며 “그 결과 상담, 판매 확산, 자산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KB증권 랩어카운트 설정액은 두 배 이상 늘었다. 김 상무는 “작년까지는 시장이 눌리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후 적극적으로 대응해 빠른 수익 회복이 가능했다"며 "결과적으로 고객 자산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한 법인 고객의 이야기를 전했다. 김민수 상무는 “초기에는 30억원을 맡기며 운용을 시작했지만 1년 반이 지난 시점에는 700억원이라는 거액 자산을 당사에 일임해 운용을 맡겼다”며 “해당 기간동안 법인 자금 담당자 및 CEO와 밀착 소통을 통해 법인의 니즈에 맞춘 국내외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둔 효과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상무는 직접투자에서 어려움을 겪던 개인 고객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위탁에서 특정 종목으로 큰 손실을 입었던 고객을 상담한 적이 있다”며 “직접 투자에 대한 두려움이 커 시장 상황에 맞는 랩어카운트를 안내해 드렸고, 현재는 위탁에서 본 손실을 상당 부분 해소했으며 추가 자금 운용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KB증권은 랩어카운트·신탁 상품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자체 심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김 상무는 “KB증권 내부 심사 제도를 통해 자문사(운용사)의 운용 성과, 운용역의 역량,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수한 자문사를 선별하는 ‘스토브리그’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외 주식형 자문사를 대상으로 스토브리그를 통해 3개사를 선발했고, 현재는 국내외 AI 개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스토브리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상무는 현 시장 환경에서 간접투자의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시장은 금리, 환율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가 이 모든 변수를 따라가며 즉각 대응하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있는 만큼, 전문가가 체계적으로 분산투자와 위험관리를 해주는 간접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이 직접 투자할 경우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기 쉽지만, 간접투자는 전문가가 감정적으로 매매하지 않고 안정적인 장기 수익을 추구한다”며 “특히 수익이 재투자되면서 복리 효과가 누적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데일리임팩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