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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업계에 따르면 W컨셉은 지난달 14일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운영을 종료하며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했다. 2022년 3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첫 매장을 연 지 불과 3년 만이다. 지난해 초 경기점 철수를 시작으로 8월 센텀시티점, 9월 초 강남점까지 연달아 문을 닫았다. 한 달여 사이 남아 있던 점포 3곳을 정리하며 오프라인 실험이 사실상 막을 내린 셈이다.
W컨셉은 이를 ‘계획된 변화’라고 강조한다. 자체 매장이 없는 디자이너 브랜드에 입점 기회를 주고 오프라인 판매 경험을 제공하는 ‘테스트베드형 매장’ 역할을 충분히 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아울렛이나 복합쇼핑몰 내 팝업스토어(임시매장) 중심으로 오프라인 전략을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지난 5월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팝업 행사를 열며 방향을 틀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의류 중심 전략에 머문 탓에 소비 침체 영향을 크게 받았고, 차별성이 옅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W컨셉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몰을 전면 개편하고 일본을 아시아 거점으로 삼아 해외 진출을 확대 중이다. W컨셉 관계자는 “디자이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초기 목표는 달성했다”며 “앞으로는 브랜드 지원과 해외 확장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29CM는 국내 오프라인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21년 무신사에 인수된 뒤 브랜드 쇼룸 ‘이구갤러리’를 시작으로 대구·판교로 확장했고, 올해 6월에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이구홈 성수’를, 8월엔 국내 첫 키즈 전용 편집숍 ‘이구키즈 성수’를 연이어 선보였다. 이구홈은 개점 한 달 만에 방문객 10만명을, 이구키즈는 사흘 만에 5000명을 끌어모았다. 현재 6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인 29CM는 온라인에서 축적한 큐레이션(선별추천) 역량을 기반으로 점진적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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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플랫폼은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다. 모두 여성 패션을 전면에 내세워 성장했지만, 이후 선택은 달라졌다. 29CM는 의류를 넘어 뷰티·홈·키즈·소품 등 여성 취향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차별화를 이뤄냈다. 반면 W컨셉은 의류 카테고리에 집중한 전략 탓에 브랜드 확장성에서 한계를 드러냈고, 소비 둔화 국면에서 시장 내 영향력도 점차 축소됐다는 지적이다.
수치로도 차이는 분명하다. 29CM는 2020년 거래액이 2000억원 미만에 불과했으나 불과 5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하며 2023년 W컨셉을 추월했다. 지난해에는 거래액과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모두 두 배 이상 격차를 벌리며 여성 패션 플랫폼 1위 자리를 굳혔다. 최근에는 홈·뷰티·키즈로 외연을 넓히며 2539 여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르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2021년 인수전에서 갈라졌다. W컨셉은 신세계그룹에 편입됐지만, 백화점, SSG닷컴(쓱닷컴)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제한적이었다. 반면 무신사는 W컨셉 인수 무산 뒤 SNS 커머스 플랫폼 스타일쉐어와 함께 29CM를 품으며 자사 콘텐츠·마케팅 역량과 결합시켰고, 이는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확장과 직결됐다. 당시만 해도 W컨셉이 우위였지만, 이후 29CM가 무신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앞세워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격차를 벌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W컨셉은 의류에 집중한 전략 탓에 차별성이 희미해졌고, 오프라인 매장 역시 소비자를 끌어낼 만한 매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대로 29CM는 무신사의 콘텐츠 역량과 결합해 여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변신했으며, 이런 전략적 일관성이 불황 속에서도 차별화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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