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서 4,400년 전 석상 발굴…고대 가족의 일상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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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서 4,400년 전 석상 발굴…고대 가족의 일상 담아

데일리 포스트 2025-10-02 09:2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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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귀족 남성을 표현한 석상. 남성의 오른쪽 다리에는 작은 체구의 여인이 무릎을 꿇고 손을 얹고 있으며, 연구팀은 아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자히 하와스(Zahi Hawass)
고대 이집트 귀족 남성을 표현한 석상. 남성의 오른쪽 다리에는 작은 체구의 여인이 무릎을 꿇고 손을 얹고 있으며, 연구팀은 아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자히 하와스(Zahi Hawass)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이집트에서 약 4,400년 전 제작된 독특한 석상이 발굴됐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고왕국 시대 가족 조각상 가운데 지금까지 알려진 유일한 사례라며 "전례 없는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발굴과 분석은 자히 하와스(Zahi Hawass) 전 이집트 문화재부 장관과 이집트 벤하대학교 연구진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이 맡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이집트 고고학 저널(Journal of Egyptian Archaeology)'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자히 하와스(Zahi Hawass)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Journal of Egyptian Archaeology

◆ 아버지·어머니·딸을 함께 새긴 가족상

지난 2021년 이집트 사카라 지역에서 발굴된 석상은 높이 103cm의 석회암 작품이다. 중앙에는 왼발을 내딛고 당당히 서 있는 귀족 남성이 표현돼 있으며, 이는 젊음과 활력, 힘을 상징하는 자세다. 그의 오른쪽 다리에는 작은 체구의 여인이 무릎을 꿇고 손을 얹고 있는데, 연구팀은 이 여인이 아내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남성의 왼쪽 다리 뒤에는 어린 소녀가 새겨져 있다. 소녀는 한 손으로 아버지 다리를 붙잡고, 다른 손에는 거위를 들고 있으며, 거위는 부리를 벌려 울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돼 일상적인 장면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남성의 왼쪽 다리 뒤에 새겨진 소녀, 한 손으로 아버지의 다리를 붙잡고 다른 손에는 울고 있는 거위를 들고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자히 하와스(Zahi Hawass)
남성의 왼쪽 다리 뒤에 새겨진 소녀, 한 손으로 아버지의 다리를 붙잡고 다른 손에는 울고 있는 거위를 들고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자히 하와스(Zahi Hawass)

석상에는 이름이 새겨져 있지 않았지만, 함께 발견된 위문(僞門, 영혼이 드나드는 상징적 문)에 '메시(Messi)'라는 이름이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석상의 주인공이 메시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 석상은 사카라의 '기즈르 엘 무디르(Gisr el-Mudir)' 구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이 지역에서는 이전에도 석조 구조물이 발굴된 바 있다. 또 석상의 양식은 5왕조 시기(약 4,400년 전) 제작된 또 다른 가족상인 '이루캅타(Irukaptah)' 석상과 매우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이번 석상이 동일한 조각 전통에서 나온 작품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 사후세계와 예술적 실험 정신

연구를 이끈 하와스는 이번 발견이 단순한 초상을 넘어 고대인의 세계관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석상은 생전에 함께했던 가족이 사후세계에서도 다시 만나길 바라는 믿음을 담고 있으며, 딸과 거위 장면은 무덤 벽화처럼 일상의 풍경을 재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표현 기법에서도 독창성이 돋보인다. 남성과 아내는 입체적으로 조각된 반면, 딸은 배경에서 도드라지게 새긴 방식으로 표현됐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기법을 한 작품에 결합한 고왕국 시대 유일한 사례"라며 "당시 예술가의 실험 정신을 보여주는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사카라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 남쪽에 위치한 고대 묘지로, 왕족과 귀족, 제관들이 수천 년간 묻힌 장소다. 이번 석상 발굴은 고대 이집트인들의 가족관과 장례 문화, 그리고 예술적 상상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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