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7년 만에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에 돌입했지만, 뉴욕증시는 금리 인하 기대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1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9%(43.21포인트) 오른 4만6441.1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34%(22.74포인트) 상승한 6711.20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종합지수도 0.42%(95.15포인트) 올라 2만2755.16에 장을 마쳤다.
당초 시장은 정부 셧다운 소식에 하락 출발했으나, 민간 고용 지표 급락이 전해지면서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급부상했고, 이는 곧바로 증시 랠리로 이어졌다. ADP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민간 부문 고용은 3만2000개 감소해 시장 예상치(+5만 개)를 크게 밑돌았다.
고용 부진으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완화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CME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10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확률을 99%로 반영했으며, 12월에도 추가 인하 확률이 87%에 달했다. 연내 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에 힘입어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였다. 인텔은 AMD 칩을 자사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협상 소식에 7% 넘게 급등했고, 엔비디아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3.31% 상승한 반면, 전기차 업체 리비안은 0.44% 하락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리튬 아메리카는 미 정부가 5% 지분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23% 넘게 폭등했다.
한편, 국내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번 셧다운이 한국 증시에 어떤 파급력을 미칠지에 쏠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599억 원을 순매도했다. 셧다운 우려가 본격화된 최근 일주일 동안 개인은 1조4900억 원을 순매도하며 불안심리를 드러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250억 원, 2895억 원 순매수에 나서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최근 급등했던 종목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국내 증시는 오는 3일부터 5거래일간 휴장에 들어가는 만큼 단기적으로 현금 비중을 늘리려는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셧다운보다는 금리 인하 기대에 더 크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연휴 전 매도세가 주가 상승의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셧다운이 과거와 달리 경제지표 발표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미국 노동부는 9월 고용보고서 발표가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으며, CPI(소비자물가지수), GDP 등 주요 지표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JP모건은 “셧다운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Fed의 정책 결정과 성장 전망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셧다운은 평균 8일 지속됐으며 절반은 3일 이내 종료됐다. 그러나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35일간 이어진 기록도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2018~2019년 셧다운 기간 동안 미국 경제 생산량이 110억 달러 감소했고, 이 중 30억 달러는 회복하지 못했다고 추산한 바 있다.
[뉴스로드] 강동준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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