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화재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의 업무용 자료 저장소인 'G드라이브'가 전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약 75만 명의 국가직 공무원 업무용 자료가 모두 사라진 것으로, 별도로 백업해둔 자료도 없어 복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부처가 PC 드라이브도 병행해 사용하고 있어 자료 소실 범위와 영향에 대한 집계는 추후 이뤄질 전망이다.
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발생한 국정자원 화재는 G드라이브가 있는 대전 본원 5층 7-1 전산실에서 발생했다. 이번 화재로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업무자료를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인 클라우드 기반의 G드라이브가 완전 전소됐다.
행안부의 'G드라이브 이용지침'에 따르면 공무원은 '생산·관리되는 모든 업무자료는 PC에 저장하지 말고 G드라이브에 저장해야 한다'고 돼 있다. 각자 약 30G의 저장 공간을 제공받아 사용 중이며, 문제는 대용량이면서 저성능 저장소인 G드라이브 특성상 외부 백업이 돼 있지 않다.
백업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중앙부처 공무원 약 75만 명의 업무용 개인 자료가 모두 사라진 것이다. 현재 부처별로 PC에 임시 저장돼있는 자료들을 취합하는 방식으로 개인 자료를 복원 중이다.
전 직원이 모든 업무 자료를 G드라이브에만 저장하는 인사혁신처의 경우 G드라이브 전소로 업무 수행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인사처는 직원들의 업무용 자료나 e메일, 홈페이지 등에 있는 기존 자료를 취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G드라이브 전소로 사라진 자료의 분량을 가늠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정보시스템 중 60% 이상의 주요 시스템 데이터는 매일 온라인 방식으로 백업하지만 그 외 데이터는 매월 말일 경 오프라인 백업을 하고 있어 부처에 따라 한 달 치 업무자료가 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임정규 행정안전부 공공서비스국장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G드라이브의 경우 백업이 없어 복구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판단된다"며 "7-1 전산실 내 G드라이브가 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피해 범위나 이런 부분은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국장은 "현재로서는 완전히 소실돼 복구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며 남은 부분은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공무원의 모든 자료는 마지막에 결재와 보고를 통해 이뤄지며 관련 자료는 온나라시스템에 같이 저장돼 최종 정부 보고서나 자료는 모두 보관돼 있다고 보면 된다"며 "G드라이브는 보고서를 활용하기 위한 자료를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종 결과물이 삭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부, 101개 시스템 복구…나머지 49% 대체 수단 확보
국정자원 화재로 멈췄던 행정정보시스템 647개 중 1등급 업무 21개를 포함해 101개가 복구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9일 화재가 발생한 이후 장애 복구율은 1일 오전을 기준으로 15.6% 수준이다. 화재 발생 엿새째에도 복구율이 10%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달 30일을 기준으로 공무원 약 130명, 전산시스템 운영 및 유지관리 인력 570여명을 투입해 복구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무 영향도와 사용자 수, 파급도 등이 높은 1·2등급 시스템을 중심으로 복구가 이뤄지고 있어 1등급 시스템 복구율은 50%를 넘어섰다.
하지만 전체 647개 중 3분의 2가량 해당하는 3·4등급 시스템 복구는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어 전체 복구율이 큰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정부24'와 무인민원발급기 등 민원서비스가 일부 정상화돼 큰 혼란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피해가 적은 2~4층 전산실은 재가동에 들어갔다. 전소된 7-1 전산실의 96개 시스템은 대구센터로 옮겨 복구를 추진하고 있으며 나머지 7·8 전산실 시스템은 분진 제거 작업 뒤 재가동을 준비 중이다. 정부는 전체 복구 완료까지 약 4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김민재 중앙대책본부 제1차장은 "오늘부로 국정자원 현장 상황실을 설치해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대본 차장인 행안부 차관이 현장 상황실장을 맡아 시스템 복구와 대구센터 이전 등 신속한 장애 복구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분진제거인력을 20명에서 50명으로 늘려 화재가 발생한 5층의 복구 속도를 최대로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추석 연휴가 끝나면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국회의 자료요구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공문서 결재와 문서 수·발신이 이뤄지는 온나라 문서 시스템을 신속히 복구해 국정감사에서도 차질 없도록 지원하겠다"면서 "신속한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화재 틈탄 공공기관 사칭 주의 "URL 문자는 사기"
국정자원 화재로 인한 행정 시스템 마비 상황을 틈탄 스미싱·피싱 범죄 시도가 늘자 정부가 주의보를 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네진흥원(KISA)은 1일 보안 공지를 통해 국정자원 화재 사태에 따른 정부·공공기관 민원 서비스 안내를 미끼로 스미싱·피싱 공격 위험이 증가해 이용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부 시스템 장애 관련 공식 안내 문자 메시지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안내문에는 인터넷주소(URL)가 포함되지 않는다며 악성링크를 클릭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안내 메시지 첫머리에 '국제발신', '국외발신' 문구가 포함된 경우 개인정보 탈취나 금전적 피해로 이어지는 스미싱 문자이므로 절대 URL을 클릭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만약 스미싱 의심 문자를 받았거나 문자 내 인터넷 주소 바로가기(URL)를 클릭, 악성 앱 감염 등이 의심되는 경우 24시간 운영되는 한국인터넷진흥원 118상담센터로 신고하면 된다.
이어 경찰은 최근 일부 유튜버가 국정자원 화재를 이용해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것을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상시 모니터링 중이라며 악의적 왜곡 정보 유포를 파악하면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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