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생활을 먼저 보는 공간 디자인, 합리성과 품질의 균형 세우다
사진=김남근 기자
- 예산의 최적점을 찾는 생활 우선 설계 제안
- 가구 제조 연계로 공정 통합과 품질 제고
인테리어 시장은 화려한 외관 뒤에 치열한 현실이 숨어 있다. 공사 과정의 소음과 민원, 예산을 둘러싼 갈등, 신뢰 부족으로 인한 불안이 여전히 클라이언트들의 고민을 키운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신뢰를 쌓아온 기업이 있다. 이해전·이용필 대표가 이끄는 ID:A아이디어인테리어(이하 아이디어인테리어)는 현장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이들이 모인 전문가 그룹으로, 작은 공정부터 몸으로 부딪치며 배운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를 성장시켜왔다. ‘내 집이라면, 내 돈이라면’이라는 기준으로 고객의 삶을 담아내는 설계를 실천하며, 어려움과 시련을 단단함으로 바꿔온 여정이 오늘의 회사를 만들었다. 이에 이슈메이커는 그들이 걸어온 시간과 현장의 길을 차분히 따라가 보았다.
ⓒ ID:A아이디어인테리어
신중함으로 세운 출발선
이해전 대표의 창업은 결심 한 줄로 끝나지 않았다. 한샘 대리점에서 키친디자이너(KD)로 7년의 경력을 쌓으며 수많은 고객을 만났고, 차별화된 설계와 홍보 활동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그가 설계한 사례는 본사의 교육자료로 활용될 만큼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급히 움직이지 않았다. 이미 가정과 아이가 있는 상태였고, 한 번의 선택이 생활의 균형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잘한다는 소리는 못 들어도 못한다는 소리는 듣지 않아야 한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빠른 확장보다 기준을 세우는 시간을 우선시했다. 이와 동시에 ‘공사전에 얘기하면 꼼꼼하고, 공사후에 얘기하면 핑계’일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더 꼼꼼하게 현장을 관리하고 관심 있게 살폈다.
함께할 사람들을 먼저 확인했다. 한샘에서 인연을 맺었던 두 명의 동업자와 수차례 테이블을 마주했다. 각자 설계와 시공에서 충분히 단련된 현장형 베테랑이었다. 역할과 책임, 리스크 분담을 끝까지 점검했고, 굳은 다짐으로 자신을 단련하며 1년 가까운 준비의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2018년 9월, ID:A아이디어인테리어의 간판을 내걸었다. 간판보다 먼저 정한 것은 규칙이었다. 도면과 공정, 의사결정은 끝까지 기록한다. 설계부터 제작, 시공을 한 흐름으로 묶어 책임선을 분명히 한다. 현장에서는 말보다 동선과 순서가 먼저 움직인다. 이 최소한의 약속으로, 대형 브랜드의 울타리 밖에서 신뢰를 처음부터 다시 쌓아가기 시작했다.
초기의 몇 해는 재학습의 시간이었다. 그는 설계만 하던 손으로 공구를 잡았고, 철거, 밑 작업, 마감의 순서를 몸으로 다시 익혔다. 인력은 딱 세 명. 하루가 끝나면 사진과 메모로 공정을 정리하고, 다음 날 체크리스트로 같은 품질을 반복했다. 흔들릴 때마다 꺼낸 문장은 하나였다.
“이 곳이 내 집이라면? 투입되는 자금이 내 돈이라면?”
결정의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한 기준이었다. 이 선택을 단단하게 만든 축이 있다. 회사는 가구 제조를 직영해 설계·제작·시공을 일원화했다. 생활 장면에 맞춘 제안을 현장 속도로 구현하고, 완공 이후 추적과 A/S까지 같은 선상에서 책임지는 구조다. 보여 주기 위한 과시보다 머무는 삶의 편안함을 우선에 두는 방식. 아이디어인테리어의 시작은 신중함과 합의, 기본기로 만든 신뢰에서 출발했다.
ⓒ ID:A아이디어인테리어
기록이 만드는 신뢰
대기업의 간판을 내려놓고 남은 것은 작은 회사와 한 사람의 태도였다. 견적의 숫자나 도면의 선보다 그 질문이 먼저 움직인다. 한샘 시절부터 품어온 원칙을 창업의 시작점으로 삼았다. 화려한 포트폴리오보다 지켜야 할 기준이 앞선다는 뜻이었다.
그 기준은 ‘장식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조와 동선, 채광과 환기를 세밀히 점검하고, 공사가 끝난 다음 날의 생활을 상상하며 설계를 고친다. 자재를 고를 때도 미감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왜 이 자재를 쓰는지, 유지관리의 수고는 어떤지, 생활 패턴에 맞는지를 설명하고 기록한다. 메신저로 공정별 사진과 메모를 남기며 수정 사유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습관이 신뢰의 골조가 되었고, 이 과정의 반복을 통해 말보다 기록이 오래 남는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깨닫게 됐다.
변수가 생기면 숨지 않는다. 일정의 압박과 민원의 긴장을 알면서도 문제의 자리로 걸어 들어가 원인을 설명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미세한 틈 하나라도 납득 가능한 손질로 마무리할 때 결과의 품격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완벽한 현장은 드물어요. 다만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는 언제든 선택할 수 있죠”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해전 대표다.
현장은 사람으로 움직인다. 작업팀을 하청이 아닌 동료로 대하며, 흡연과 소음 같은 기본 규율은 먼저 합의하고 불가피한 상황은 즉시 조율한다. 항상 모든 작업팀과도 현장에서 만나 미팅할 때면, 내 집이라는 마음으로 양심적인 공정과 깔끔한 현장 유지관리를 부탁한다. 가지런한 작업대, 정돈된 바닥, 제때 처리된 폐기물. 이 작은 장면들이 품질과 신뢰의 절반을 좌우한다. 항상 모든 작업별 공정이 끝나면 깨끗한 현장을 유지하도록 회사 내 현장팀들과 현장을 관리한다. 그래야 다음 작업팀의 작업도 문제없이 잘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런 관심과 현장 관리는 만족도 높은 결과를 반드시 만든다고 믿는다. 규칙이 강요가 아니라 존중의 언어일 때 오래간다는 것을 이 대표는 현장에서 수없이 확인했기 때문이다.
상담에서도 같은 태도가 이어진다. 예산과 욕구가 엇갈리면 생활의 우선순위를 함께 정리한다. 어린 자녀 방을 한 번에 맞춤 가구로 채우자는 요청 앞에서는 성장과 취향의 변화를 설명하며 시기를 조정하고, 오래 쓰일 공용부에는 관리가 수월한 소재와 합리적 사양을 권한다. 선택의 책임을 고객에게만 돌리지 않고 함께 결정하는 과정을 설계하는 것. 그 꾸준한 습관이 이름이 크지 않은 회사에도 단단한 신뢰를 남겼고, 그 신뢰가 다음 현장을 불러왔다.
ⓒ ID:A아이디어인테리어
완성의 기준은 ‘납득’
코로나 시기, 공사는 생활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통상적으로 정해진 공사 가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였지만, 이 시간대에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회의가 겹쳤다. 시간이 부족했지만 이 대표는 공사를 밀어붙이지 않았다. 공사 신고와 함께 인근 세대의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먼저 시간을 묻고, 소음이 큰 공정이 언제인지, 피해야 할 시간대가 언제인지부터 설명했다. 그는 “동의서를 받을 때 여러 안내사항과 주의사항을 직접 하나씩 물어봤죠”라며 “불가피한 상황이 생기면 직접 찾아가 사정을 말하고, 소음 공정을 다른 날로 돌리거나 작업 시간을 쪼개 일정의 충돌을 줄여나갔어요. 쉽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장에서의 소통과 상담에서 합의한 도면, 수정 사유, 자재 선택의 근거를 서면으로 정리해 공유하고, 공정별 진행 사진을 단계마다 묶어 전달했다. 메신저로 모든 과정을 공유했고, 자재 실물 사진과 시공 변수는 물론 다음 날 필요한 사항도 별도의 메모로 다시 안내했다. 고객은 현장을 실시간에 가깝게 확인했고, 불안은 정보의 투명성으로 낮아졌다.
이 절차는 내부 협업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작업팀과는 소음·먼지·통행 동선 같은 기본 규율을 먼저 합의하고, 그날의 위험 요소와 우선순위를 짧은 브리핑으로 맞춘다. 일정이 어긋나면 원인을 함께 짚어 공정을 재배치하고, 마감 품질에 영향이 생길 때는 가감 없이 다시 손을 댄다. 완성은 ‘끝남’이 아니라 ‘납득’이어야 한다는 그의 기준이 현장 전체의 호흡이 되었다.
이처럼 위기의 현장은 회사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불가피한 불편을 예측 가능한 과정으로 바꾸는 힘, 문제의 자리로 걸어 들어가 원인과 대안을 말하는 태도, 기록으로 신뢰를 남기는 습관이 다음 공사를 불러왔다. 소개가 다시 소개를 낳았고, 그 연결이 아이디어인테리어의 성장을 견인했다.
ⓒ ID:A아이디어인테리어
합리성과 품질의 완성도, 확장의 가능성 키우다
아이디어인테리어의 강점은 생활을 중심에 둔 설계와 손에 잡히는 실행력에 있다. 주거 인테리어로 출발해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직접 익혀왔고, 지금은 가구 제조까지 운영하며 공정의 앞뒤를 한 흐름으로 묶었다. 불필요한 중간 비용을 덜고, 사용 패턴에 맞춘 치수를 제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해전 대표는 “고객의 집은 회사의 수익보다 먼저 지켜야 할 약속”이라며 “약속을 지키는 방식이 곧 회사의 차별성”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항상 고객과 미팅 시에는 가족 구성원과 고객의 관심, 취미 등 집에서 보내는 시간 등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드시 확인하고, 그 내용과 공사 내용에 맞춰서 ‘내 집에, 내 돈이라면, 이 현장을 어떻게 풀지?’에 대한 고민을 거듭한다.
시장 환경이 어려워질수록 접근성은 더 중요해진다. 그는 높아진 공사 단가 앞에서 선택을 미루는 이들을 위해, 생활의 우선순위를 함께 정리하고 단계적 개선을 제안해 왔다. 과시적 요소보다 관리가 수월한 소재와 구조를 우선에 두고, 예산의 ‘최댓값’이 아니라 ‘최적점’을 찾는 설계를 고집한다. 설명 가능한 견적과 기록이 남는 과정이 신뢰를 만든다는 것을 그는 수많은 현장 경험을 통해 확인했다.
창업 이후 7년 동안 축적한 이 경험은 다음 장을 향한 준비가 되었다. 그는 주거 인테리어 프로젝트에서 다진 기준을 바탕으로 상업 공간과 공공기관 인테리어까지 시야를 넓히려 한다. 면허와 법인 체계를 정비한 만큼, 학교나 주민센터 같은 생활 인프라 공간에도 생활 우선의 설계를 적용해 보겠다는 의지다. “집에서 검증한 원칙을 더 넓은 공간으로 확장하겠습니다”라고 이 대표는 목소리를 높였다.
내부적으로는 팀의 작업 환경을 개선해 지속 가능한 속도를 만들 계획이다. 현장 팀과 설계팀의 호흡을 촘촘히 잇고, 공정별 체크리스트와 사진 기록을 표준화해 품질 편차를 줄인다. 작업자의 규율을 강요가 아닌 존중의 언어로 합의하는 문화,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당사자가 설명하는 문화가 조직의 뼈대가 되고 있다.
결국 그의 비전은 화려한 수사 대신 반복 가능한 원칙으로 요약되고 있다. 생활을 먼저 보고, 근거를 기록하고, 변수 앞에서 책임을 택하는 일. 그 위에서 아이디어인테리어는 합리성과 품질을 함께 지키는 회사를 목표로 내일의 현장에 선다. “내 집이라면, 내 돈이라면”이라는 질문을 또 한 번 묻고, 같은 대답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약속이다.
ⓒ ID:A아이디어인테리어
아이디어인테리어의 시간은 화려한 말보다 현장의 습관으로 증명돼 왔다. 이 대표는 견적과 도면 앞에서 클라이언트의 입장을 먼저 헤아리고, 문제의 자리로 걸어 들어가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로 신뢰를 쌓았다. 기록으로 설명하고 생활을 기준으로 설계하며, 작은 공정 하나도 납득 가능한 수준까지 다듬어왔다. 그렇게 쌓인 반복은 다음 현장을 부르는 추천서가 됐다. 그는 내일도 같은 기준으로 현장에 서서, 합리성과 품질을 함께 지켜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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