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민주당이 대법원 확정 판결을 헌법재판소에서 다시 다투는 '재판소원 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대법원 확정 판결을 헌법소원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재판소원' 제도는 현행 3심제를 사실상 4심제로 바꾸는 것으로 사법부 독립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국민의힘은 4심제 카드를 검토하는 민주당을 향해 "이재명 대통령을 무죄 만들기 위한 이재명 구출용 법"이라며 거칠게 맞섰다.
'4심제'를 허용하는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대법원의 위상 추락은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당론으로 추진 중인 것은 아니라며 재판소원제 도입을 부인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이 내란 전담 재판부 설치, 대법관 증원에 이어 사법개혁을 목표로 삼권분립 체제의 종식을 압박하는 4심제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민주당 내 의견 차이는 있지만 민주당 사법개혁특위가 추석 연휴 이후 발표하게 될 최종 사법개혁안에 4심제 도입 여부가 담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소원은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인정하는 제도다. 현행 헌법재판소법 68조 1항은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민주당은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법원 판결 헌재로 가져가는 '재판소원제' 추진
판사 출신의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달 29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에 출연해 "사법부가 제대로 자정 노력을 안 하면 입법부는 재판소원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4심제 논란이 불거졌다. 김어준의>
김 의원은 "어떤 특정한 재판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을 때 그걸 헌재로 가져간다는 것"이라며 "헌재에서 그 판결에 대한 위헌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심인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더라도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을 경우 헌재에서 다시 한 번 따져볼 기회를 주는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김 의원은 "사실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은 평등권이라든가 기존의 관행에 봤을 때 엄청난 공무담임권 침해인 것 아니냐"며 "우리가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청문회를 통해 나오라고 한 것은 기회를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소원' 도입 배경이 이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선 직전 파기환송 결정한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것임을 간접적으로 밝힌 셈이다.
민주당 "공식 확정 아냐, 당 차원의 논의 안 해"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압박 수단으로 거론되는 '재판소원' 제도에 대해 "당 차원에서 논의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30일 국회 원내대책회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재판소원과 관련한 당 차원의 공식 논의는 없었다"며 "어제 한 의원이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개인적인 의견을 밝힌 것이 조금 확대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에 정식 안건으로 보고가 되지 않았을 뿐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중간보고는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에서 도입 여부를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추석 연휴기간 동안 논의를 거쳐 사법개혁안 포함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개특위는 그동안 대법관 수 증원, 대법관 추천위원회 다양성 확대, 법관평가 제도 개선,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 등의 사법개혁 안을 놓고 의견을 수렴해 왔다.
국힘 "4심제는 이재명 구출용 법, 나라 망가뜨려"
재판소원, 이른바 4심제 도입을 두고 국민의힘은 거친 비판에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차라리 '이재명 대통령 영구 무죄법'을 만드는 게 낫다는 말까지 나온다. 사법 체계를 무너뜨리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피고인 이재명 재판 재개' 정책 의원총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대한민국 헌법을 지키고 법치주의를 지키고 삼권분립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마지막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30일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를 위해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4심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을 압박하기 위해 재판소원제 도입 추진에 반발하며 나경원 의원은 "대법원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한마디로 대법원을 뒤집겠다는 것"이라고 항의했으며 주진우 의원은 "4심까지 하면 얼마나 재판이 늦어지겠느냐. 민주당은 이런 거 하지 말고 민생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나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리 헌정사상 이런 일이 있었나. 이재명 한 사람을 위해 자신이 저지른 범죄 하나씩 다 지워나가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며 "차라리 '이재명 대통령 무죄 만들기 법'을 만들지 왜 이렇게 국가 법체계를 망가뜨리는가"라고 분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도 3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재판소원' 논의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을 구하기 위한 구출 작전"이라며 "민주당이 헌법재판소까지 재판을 끌고 가는 4심제를 추진하려는 이유는 사법부를 압박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유죄 판결을 뒤집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현행 3심제 하에서도 국민들이 재판을 받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4심제가 도입되면 10년 넘게 끝나지 않는 재판이 속출할 것"이라며 "국민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기본권이 정치적 목적에 희생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재판제도 개편은 정권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 에 출연해 "민주당 정청래 대표 식으로 한다면 '대통령이 뭐라고' 4심제를 추진하느냐"며 "사법부 흔들기가 아니라 무너뜨리기"라며 "이같은 시도는 결국 이재명 대통령 지키기의 골간"이라고 말했다. 김현정의뉴스쇼>
신 의원은 "선출 권력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논리로 사법부를 압박하고 검찰을 해체했다. 대한민국은 한 명이 만들어 놓은 나라가 아니다"라며 "적어도 세 번의 재판은 해야 권리가 구제된다고 해서 만들어 놓은 것인데 그쪽 표현대로라면 대통령이 뭐라고 헌법에 명시된 3심 제도의 취지에 반하는 발언을 하나. 사법부를 망가뜨릴 거면 소위 원님 재판을 하고 선출 권력이 재판을 하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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