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1일(현지시간) 0시 1분을 기해 공식적으로 셧다운(업무 일부 정지)에 들어갔다. 이는 2018~2019년 트럼프 1기 당시 35일간 이어진 사태 이후 약 7년 만이다.
이번 사태는 의회가 2026회계연도 예산안과 임시예산안(CR·Continuing Resolution)을 기한 내 처리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상원은 셧다운을 막기 위해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발의한 임시예산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모두 가결 정족수(60표)에 미달해 부결됐다. 여야 간 핵심 쟁점은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연장 여부다. 민주당은 저소득층 의료 안전망 강화를 위해 보조금 연장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불법체류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셧다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 우선순위에 맞지 않는 부처 인력은 대규모 해고하겠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메디케이드 등 저소득층 대상 프로그램에 불법체류자 혜택은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며 정면 반박했다. 정치적 책임 공방이 고조되면서 협상 타결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셧다운으로 인해 국가안보, 치안, 필수 의료 분야를 제외한 수십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국방부의 민간 직원 74만 명 중 절반 이상이 업무에서 배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항 보안검색이나 국립공원 운영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서비스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경제적 파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통계국(BLS)은 고용보고서,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핵심 경제지표 발표를 중단하겠다고 밝혀 금융시장과 정책 결정에 큰 불확실성을 초래할 전망이다. 특히 오는 3일 발표 예정이던 9월 고용보고서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 연준의 정책 판단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관광·여행업계도 직격탄을 우려한다. 미국여행협회(USTA)는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여행산업만 매주 10억 달러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항공기 운항 지연, 관광지 폐쇄,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지역 경제에도 광범위한 타격을 줄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18~2019년 35일간 이어진 셧다운으로 미국 경제는 약 30억 달러(약 4조2천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미 의회예산국(CBO)이 분석한 바 있다. 이번에도 셧다운이 길어질 경우 성장률 둔화와 고용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셧다운 돌입 직후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뉴욕증시 선물은 약세를 나타내며 S&P500 선물과 나스닥100 선물이 각각 0.44%, 0.45%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회피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약화된 것이다.
반대로 안전자산인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한때 온스당 3,900달러를 돌파하며 처음으로 3,900달러 선을 넘어섰고, 이후 소폭 조정을 거쳐 보합권에 머물렀다.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0.2% 하락해 안전자산 쏠림 현상을 방증했다.
캐피털닷컴의 카일 로다 수석 애널리스트는 “셧다운 자체가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통계 발표 지연과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 직원 해고 위협은 노동시장에 예상보다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셧다운은 지난 50년간 20여 차례 반복돼 온 미국 정치의 고질적 현상이다.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 때는 공화당이 ‘작은 정부’와 ‘균형 예산’을 내세워 셧다운을 강행했고, 이후 행정부 교체 때마다 정치적 무기로 사용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첫 사례로, 의료 복지 문제를 둘러싼 양당의 첨예한 이념 대립이 얽히면서 장기화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경제 전문가들은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 내수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이 세계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면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달러·금·원자재 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금융시장도 이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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