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서도 잇단 ‘경고’…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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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서도 잇단 ‘경고’…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의 ‘역설’

이데일리 2025-10-01 15:03: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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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배달 플랫폼(앱) 수수료 상한제가 도입되면, 좋은 의도와 달리 시장 전체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한국상품학회)

“배달앱 수수료는 단순 비용이 아닙니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가치를 묶어서 봐야 합니다.”(정보통신정책학회)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하면 국내 외식산업 시장 매출이 7조 8000억원이나 줄어들 겁니다.”(한국유통학회)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에 대한 학계의 경고들이다. 최근 2주새 집중적으로 우려 가득한 메시지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 행보에 학계는 ‘시장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플랫폼내 이해주체가 복잡하고 다양한 만큼 속도전이 아닌 심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상품학회 정책포럼에 참가한 교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상품학회)


◇“수수료 상한제 도입, 소비자 86% 주문 줄일 것”

한국상품학회는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5년 정책포럼’(네모미래연구소 주관)을 열고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의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지난달 22일 정보통신정책학회, 25일 한국유통학회에 이어 최근 2주일새 3개 학회 모두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문제에 대한 포럼을 연 것이다. 그만큼 학계에서도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에 대한 우려감이 크다는 방증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가 도입되면 소비자 10명 중 9명(86%)이 배달 주문을 줄일 것이란 조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상품학회가 102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배달비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로, 수수료 상한제 도입시 배달앱 이용 횟수 역시 60% 감소할 것이란 결과도 나왔다.

이성희 호서대 교수는 “최근 수수료 상한제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이해주체인 소비자에 대한 영향이 빠져 있다”며 “상한제 도입으로 배달비 등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추가될 경우 배달 주문 자체를 줄이겠다는 응답이 많았다”고 했다. 이어 “플랫폼 생태계는 초기 무료에서 유료로의 전환은 필연이고, 현재 균형점을 찾아가면서 진화하고 있다”며 “이런 연결고리가 훼손되면 생태계가 유지될 것이란 보장을 할 수 없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와) 같은 논리라면 쿠팡, 유튜브, 카카오페이, 넷플릭스 등도 모두 규제의 대상이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22일 정보통신정책학회 세미나에선 배달앱이 제공하는 유무형의 가치를 강조했다. 배달앱 사업자는 안정적 플랫폼 운영과 투자 지속 가능성 확보, 입점업체는 거래 안정성과 시장 확장 기회, 소비자는 안전한 거래와 다양한 선택권 등 단순 규제보다 각 이해주체들의 후생 극대화를 고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해당 세미나에서 류민호 동아대 교수는 “실제 플랫폼, 입점업체, 배달라이더, 소비자 등 각 이해주체들이 지불하는 비용과 가치의 균형을 비교 분석해 수수료 적정성을 다각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5일 한국유통학회 포럼에선 수수료 상한제 도입시 직접적인 매출 감소치를 측정해 경각심을 주기도 했다. 이유석 동국대 교수는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의 딜레마’라는 주제 발표에서 “수수료 상한제가 도입(무료배달 중단 포함시)되면 국내 외식산업 매출액은 7조 8000억원, 배달주문은 3억 1000만건 감소해 산업 규모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유통학회가 지난달 25일 개최한 정책포럼에 참가한 전문가들. (사진=한국유통학회)


◇거세지는 정치권 압박, ‘신중한 접근’ 필요해

학계에서 이처럼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의 역설에 대해 경고하고 있지만, 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미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 법안만 해도 총 3건이다. 입점단체들 사이에선 중개수수료뿐만 아니라 배달비, 광고비 등을 총합한 총수수료율를 15%로 제한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또한 최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를 확대 개편, 수수료 상한제 문제를 쟁점화시키고 있어 업계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이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엔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등의 주요 배달앱 대표들이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을지위의 공격적인 행보와 국감 증인 채택 등 현재 배달앱 업계는 그야말로 ‘폭풍전야’ 같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플랫폼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문제는 향후 플랫폼 산업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단 분석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농림축산식품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법제화시 법안별 주무부처의 이견과 각 이해주체간 입장차가 커 조율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정치권의 배달앱 압박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보다 신중하고 다각적인 정책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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