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장기화와 오프라인 업종 위축으로 상가와 건물의 공실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지하층이나 주요 상권에서 벗어난 건물은 임차인을 찾기 어렵고, 장기간 방치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공실이 장기화될수록 관리 비용만 늘어나고 수익은 발생하지 않아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이러한 상황에서 대안으로 주목받는 모델이 바로 ‘공유창고(셀프스토리지)’다. 공유창고는 입지의 상업성이 크게 좌우되지 않고, 주차장·엘리베이터 등 기본 시설만 갖추면 운영이 가능하다. 특히 무인 시스템 기반으로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원하는 건물주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공유창고는 ‘단기간 수익 극대화’보다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임대 수익’을 목표로 하는 사업 구조다. 이용자가 보관 목적에 따라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변동성이 적고, 꾸준히 운영 수익이 발생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내구성이 떨어지는 시설이나 고객 편의성이 부족할 경우 이탈률이 높아질 수 있어 운영사의 역량이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국내 공유창고 시장의 성장을 대표하는 사례는 세컨신드롬이 운영하는 ‘미니창고 다락’이다. 이 업체는 내식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EGI 강판을 활용한 전용 유닛을 제공, 사실상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건물주의 추가 시설 투자 부담을 크게 줄였다.
또한 지점 검색부터 결제, 출입까지 전 과정을 모바일 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세컨신드롬 관계자는 “공유창고는 운영의 지속성과 신뢰성이 핵심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운영사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며 “실제 ‘미니창고 다락’을 통해 장기간 공실 문제를 해소한 건물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공유보관시설’이 제2종 근린생활시설에 포함되면서 공유창고 창업 및 운영의 법적·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 그동안 애매했던 건축물 용도 문제가 정리되면서 안정적인 투자 모델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모든 공실을 공유창고로 전환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는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일부 지역의 경우 수요 예측 실패로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고, 초기 투자 비용 회수 기간도 건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유창고 사업은 단순한 ‘공실 채우기’ 모델을 넘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건물주의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전문 운영사의 관리 역량, 시설의 품질, 지역 수요 분석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Copyright ⓒ 스타트업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