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이보영 성남 성모윌병원 내과 원장. ⓒ성남 성모윌병원
현대인의 일상은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으로 가득하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고, 끼니는 제때 챙기지 못하는 데다 운동도 꾸준히 하기가 어렵다. 이런 삶의 방식은 어느새 건강을 위협하는 ‘비만’이라는 문제를 당면하게 만든다. 단순히 외형적인 문제를 넘어서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 요소로 직결되기 때문에 체중 관리에 대한 관심은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의학적으로 접근하는 비만 치료가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으면서 ‘마운자로’ 같은 주사제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마운자로는 기존의 다이어트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약물이다. 이 약물은 먹는 것을 줄이거나 운동을 늘리는 고전적인 방식만으로는 체중 감량이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마운자로는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라는 두 가지 경로를 동시에 자극하는 주사제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 배출을 지연시켜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킨다. 여기에 혈당 조절까지 함께 도와주는 효과 덕분에, 단순한 체중 감량이 아니라 전반적인 대사 개선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임상 연구에 따르면 마운자로를 꾸준히 투여한 사람들 중 일부는 체중의 15~20% 이상을 감량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전의 어떤 약물보다도 높은 수치다. 특히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은 사람들, 예를 들어 당뇨병을 앓고 있거나 고혈압·지방간을 동반한 경우에는 치료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때문에 마운자로는 단순한 ‘다이어트 주사’가 아니라, 질병으로서의 비만을 다루는 의학적 치료제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약효가 주목받는 만큼 오용 사례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운자로를 ‘살 빠지는 주사’ 정도로 간단히 여기고, 처방 없이 구매하거나 고용량 제품을 나눠 쓰는 사례들이 쉽게 발견된다. 의료 전문가의 진단과 관리 없이 사용하게 되면 심각한 부작용 위험이 따르는데, 이 같은 사실은 종종 간과된다. 또한 사용 초기에 위장 장애, 오심, 구토, 설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지만 급성췌장염이나 저혈당 같은 심각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마운자로는 절대 혼자서 판단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약이 아니다.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고 해서 무리하게 용량을 늘리거나, 식사·운동을 병행하지 않고 약물에만 의존한다면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할 뿐 아니라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약물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일 뿐, 생활습관의 개선 없이는 근본적인 체질 변화로 이어지기 어렵다. 실제로 마운자로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할 것을 전제로 허가된 약물이다. 주사 한 방으로 모든 게 해결된다는 생각은 오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마운자로가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약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췌장염 병력이 있거나, 갑상선 수질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또는 다발성 내분비 종양 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는 사용을 피해야 한다. 위장관 질환이 심한 경우에도 위 배출 지연 작용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여성 역시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다른 약물, 인슐린이나 설폰요소제와 병용할 경우 저혈당의 위험도 커지므로 철저한 모니터링이 전제돼야 한다.
성남 성모윌병원 내과 이보영 원장은 “마운자로는 기존 치료로는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약물이지만, 어디까지나 의학적 판단과 전문적인 관리 속에서만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며 “간혹 빠르게 살을 빼려는 목적만으로 약물을 찾는 이들이 있는데, 오히려 그런 태도가 건강에 해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비만 치료는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이며, 전반적인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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