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정자원 화재, 윤석열정부의 미온적 예산이 낳은 '예고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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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정자원 화재, 윤석열정부의 미온적 예산이 낳은 '예고된' 위기

뉴스로드 2025-10-01 10:39: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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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지훈 기자]
[사진=최지훈 기자]

지난달 26일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본원 화재로 정부 전산시스템 647개가 멈춰선 지 엿새째. 1일 현재 복구율은 14.1%에 그에 그친다.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1등급 시스템 38개 가운데 절반가량이 복구됐지만,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3·4등급 시스템은 여전히 멈춰 있다.

이번 사태의 뿌리는 뚜렷하다. 윤석열 정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클라우드 재난복구(DR·Disaster Recovery) 체계를 사실상 방치한 것이다. 2022년 카카오톡 먹통, 2023년 행정망 마비를 겪고도 근본 대책은 세워지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국정자원 클라우드 이중화 예산으로 250억원을 편성했지만 실제 집행은 16억원에 그쳤다. 나머지는 고스란히 반납됐다. 당시 행정안전부는 “예산 한계”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250억원만으로는 DR 체계 구축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국회에 설득하고 대규모 투자를 추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현장지휘소와 민원실에서 민·관 관계자들이 긴급 복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최지훈 기자]
현장지휘소와 민원실에서 민·관 관계자들이 긴급 복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최지훈 기자]

국정자원은 자체적으로 AWS, 카카오, 우리은행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멀티리전(다중지역) 클라우드 동시 가동 체계 검토에 착수했다. SDN, DWDM 등 비용 절감 기술도 모색했지만, 윤석열 정부 예산 기조 속에서 2억5000만원 규모 컨설팅을 마친 데 그쳤다. 이번에 불탄 7번 전산실 엔탑스(nTOPS) 시범 구축 계획도 무산됐다.

<뉴스로드>가 찾은 국정자원 현장은 전시 상황과 다름없었다. 협력업체 인력들은 민원실과 현장 지휘소를 오가며 출입 승인을 받고, 회사와 끊임없이 통화하며 장비 반입과 작업 일정을 조율했다. “분 단위로 복구를 앞당겨야 한다”는 긴박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엔지니어들은 서버 반입과 분진 제거 작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중요 전산망은 이번 화재 이전부터 이미 수차례 경고음을 울려왔다. 최근 2년간 1등급 시스템에서만 112건, 2등급을 포함하면 총 452건의 장애가 발생했다. 원인은 과부하(103건), 기반시설 장애(83건), 상용 소프트웨어 오동작(67건), 작업 오류(66건) 등이었다.

정부는 2023년 행정전산망 마비 이후 ‘디지털 행정서비스 국민신뢰 제고 대책’을 내놓고, 소프트웨어 개발비 기준을 상향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았다. 장애는 여전히 빈발했고, 특히 정부24·인터넷우체국·홈택스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1등급 시스템이 반복적으로 멈췄다.

화재 사고 현장은 천막으로 가려져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최지훈 기자]
화재 사고 현장은 천막으로 가려져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최지훈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 행정안전부는 재난복구 시스템 전면 구축 대신 백업 서버 수준의 예산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예산 한계를 이유로 근본 대책을 미룬 결과, 결국 국민 불편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비판한다.

사태를 물려받은 이재명 정부는 민·관 협력 인력을 총동원해 복구 작업에 나서고 있다. 대구센터 민관 클라우드를 활용해 전소된 96개 시스템을 대체하고, 우선순위를 1·2등급 시스템에 두며 국민 불편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일부 시스템 복구는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면서도 “국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윤석열 정부가 남긴 안이한 예산 기조와 정책 부실이 드러난 국가적 재난이다. 이재명 정부는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궁극적 과제는 명확하다. 단일 센터 의존을 벗어나 두 개 센터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액티브-액티브 재난복구 체계 구축이다.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이제라도 국가 행정망의 근본 체질을 바꿔야 한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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