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국내 간편지급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카드사 자체 채널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소비자는 여전히 신용카드를 활발히 쓰고 있음에도 결제 경험의 주도권은 핀테크·빅테크로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간편지급 서비스 이용 규모는 일평균 3378만건, 1조 4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 11.4% 늘었다. 그러나 서비스 제공자별 비중을 보면 전자금융업자는 49.6%에서 55.1%로 확대됐고 스마트폰 제조사도 23.9%를 유지했다. 반면 금융회사(카드사 포함)는 같은 기간 25.7%에서 21.0%로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간편지급은 카드나 계좌 정보를 앱에 등록해 두고 비밀번호·지문·얼굴인식 같은 간단한 인증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급-청산-결제' 중 지급 단계에 해당하며 과거 '간편결제'라는 용어 대신 제도적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간편지급'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간편 인증과 플랫폼 중심의 편의성 덕분에 빠르게 시장이 성장했지만 서비스 제공 주체별로 점유율의 명암이 뚜렷하다. 통계에 따르면 전자금융업자 중심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이들 플랫폼 기반 간편지급 금액은 일평균 57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7% 증가했다.
신용카드 기반 결제가 3442억원(+23.5%)으로 핵심을 차지했고 선불금 1919억원(+22.2%) 계좌 기반 407억원(+34.0%)도 동반 성장했다. 반면 금융회사 채널은 2194억원으로 6.9% 줄었고 이용건수 역시 -12.0%를 기록했다
즉, 간편지급 시장에서 카드사의 입지가 줄었음에도 신용카드 이용 자체는 여전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소비자가 카드를 덜 쓰는 것이 아니라, 결제 버튼을 누르는 앱이 카드사 앱이 아닌 핀테크 플랫폼으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전자금융업자 간편지급 내 카드 기반 결제는 3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3.5% 증가했다. PG(지급대행) 내 신용카드 결제액도 1조1343억원으로 1년 새 10.6% 늘었다.
업계에서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결제액 감소'가 아니라 '결제 채널의 주도권 이동'으로 보고 있다. 카드 이용량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고 있지만, 결제 경험과 데이터 관리 권한은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전자금융업자가 가져가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네트워크는 여전히 탄탄하지만, 데이터와 소비자 경험은 외부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간편지급 시장의 성장세와 더불어 나타나는 카드사 채널의 위축은 업계 내 주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면서 "결제 네트워크를 유지하면서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상실할 경우 카드사의 데이터 활용과 마케팅 경쟁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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