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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판 위기관리 전문가인 김왕기 법무법인 율촌 고문은 최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평판 위기로 로펌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자신의 억울함만 하소연할 뿐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다. 자문을 하며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는 경우 너무 많아
김 고문은 30년 넘게 기자로 일했으며 국무총리실 공보실장 겸 대변인을 역임한 뒤 KB금융지주 부사장으로 그룹 홍보, IR(Investor Relations), 스포츠 마케팅, 사회공헌, 대외 업무 등을 담당했다. 기자로서 ‘공격수’, 공무원과 금융기관 임원으로 ‘수비수’의 역할을 모두 경험하면서 평판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현재 법무법인 율촌에서 평판 위기관리 자문 업무를 맡고 있다.
평판 위기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엔 정치인, 대기업 회장 등 이른바 ‘높은 사람’에게만 발생했던 평판 위기 문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등장과 ‘미투’ 운동·갑질 방지법 도입 등으로 인해 개인에게로 확대하고 있다.
‘비욘드 리스크’는 이런 평판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면 될 지 알려주는 책이다. 그러나 김 고문은 이번 책이 평판 위기관리에 필요한 ‘매뉴얼’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평판 위기 대응에는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고문은 “평판 위기관리에는 노하우나 기술이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사람들의 인식과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책에 담았다”고 강조했다.
책은 총 5개 챕터로 구성돼 있다. 1장 ‘위기를 스스로 불러들이는 사람들’, 2장 ‘어제의 관행이 오늘은 위기가 된다’는 위기 발생의 요인을 설명한다. 작은 균열이 큰 위기를 불러오고, 어제의 관행이 오늘의 위기가 된 시대에 ‘사람’이 평판 위기의 주요한 요인임을 이야기한다. 3장 ‘위기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 4장 ‘시스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은 평판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제언한다. 마지막 5장은 ‘미디어를 알아야 위기관리가 가능하다’로 평판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미디어 활용법을 소개한다.
평판 위기가 발생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눈높이의 차이’이고, 다른 하나는 ‘침묵’이다. 윗사람의 다른 눈높이로 인해 외부에선 뻔히 보이는 위기의 조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설령 알아차렸더라도 침묵하는 분위기가 위기를 키운다는 것이다. 김 고문은 “조직 내부의 시선으로만 바라보면 평판 위기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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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게 여기고 소홀히 대처하다 낭패
평판위기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그는 책에서 미국 보험 전문가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제시한 개념인 ‘하인리히의 법칙’을 통해 이를 설명한다. 이 법칙의 핵심은 ‘1:29:300’의 공식으로 1건의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29건의 경미한 사고와 300건의 사소한 징후가 동반된다는 것이다. 작고 사소해 보이는 문제를 간과하거나 소홀히 처리한다면 결국 평판 위기 같은 큰 재난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 고문은 “평판 위기는 항상 내가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 나로부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판 위기관리를 위해 조직 내부와는 다른 시선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위기 대응의 첫 번째는 ‘나도 문제’라는 인식의 변화이고, 다음은 외부의 시선으로 상황을 교차 체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경우에는 ‘사과’가 평판 위기를 더욱 키우기도 한다. 많은 리더들이 사과를 도덕적 의무나 형식적 절차로만 여기고 가볍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 고문은 “사과의 진정성, 책임감, 타이밍 등이 중요하다”면서 “사과는 자기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눈높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위기 상황에서 사과는 단순한 예의의 차원을 넘어서 조직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책은 평판 위기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며, 개인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고문은 “위기관리의 본질은 ‘매뉴얼’이 아닌 ‘인식’의 전환에 있다”며 “이 책이 평판 위기의 압박과 불안으로부터 한 발짝 벗어나고, 위기를 단순히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변화와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통찰과 용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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