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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정규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작별을 고했다.
8회부터 몸을 풀기 시작한 오승환은 팀이 5-0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의 구상대로 늘 자신이 투입되던, 가장 익숙한 시간에 마지막 투구를 펼쳤다.
오승환이 불펜을 나오자, 불펜에 있던 모든 후배가 도열해 허리를 숙이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1982년생 동기 추신수, 이대호, 정근우, 김태균 등은 친구를 향해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KIA 역시 오승환을 예우했다.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간판타자 최형우가 오승환의 마지막 상대가 되길 희망했고, 이를 받아들였다. KIA는 오승환이 나오자, 최형우를 대타로 기용했다. 최형우는 팬들을 향해 인사하는 오승환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며 묵묵히 기다렸다. 이어 오승환과 눈이 마주치자, 헬멧을 벗고 고개를 숙였다.
오승환은 전매특허인 묵직한 직구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그의 마지막 투구는 거침없었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4구째 포크볼을 던지며 최형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최형우는 마운드로 올라가 오승환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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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의 임무도 여기까지였다. 오승환은 포수 강민호에게 공을 건네줬고 모든 선수가 나와 그의 위대한 업적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21년간 달려온 오승환의 등번호 21번은 영구 결번으로 지정돼 이만수(22번), 양준혁(10번), 이승엽(36번)의 등번호가 전시된 경기장 3루 상단에 새겨졌다. 여기에 삼성라이온즈파크 3루 입장 게이트명은 ‘21번 게이트’로 변경한다.
은퇴식에서 오승환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인 KIA 양현종에게 트로피, 삼성 주장 구자욱에게 금 21돈 감사패를 받았다. 유정근 대표이사로부터는 투구 자세를 형상화한 트로피를 받았다.
오승환의 은퇴를 축하하는 영상에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절 함께 뛴 야디에르 몰리나, 놀런 에러나도, 다루빗슈 유 등이 등장해 그의 커리어에 박수를 보냈다. 이 외에도 삼성 투수 코치로 활동했던 오치아이 주니치 드래건스 2군 감독, 옛 동료인 진갑용 KIA 2군 감독, 박해민(LG 트윈스), 권오준 전 코치 등이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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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준비한 고별사를 낭독한 오승환은 가족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렸다. 특히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어머니 고(故) 김형덕 씨를 떠올리며 “오늘따라 어머니가 유난히 많이 보고 싶다”고 울먹였다. 그는 “어머니는 내 경기를 끝까지 보지 못하셨다”며 “오늘, 이 순간은 하늘에서도 함께 보고 계실 거라 믿는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면서도 눈물을 흘린 오승환은 “지금의 돌부처 오승환을 있게 한 건 마운드 위에서 감정을 숨기라고 알려주신 아버지 덕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승환은 은퇴식 행사가 끝난 뒤 등번호 21번이 적힌 유니폼을 벗어 유정근 대표이사에게 전달했다. 이어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선수 생활을 지켜봐 줬던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오승환은 동료 선수들에게 헹가래 속, 경기를 끝낼 때마다 했던 검지 손가락 세리머니로 21년간 달려온 자신에게 가장 뜨거운 세이브를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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