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0% 성장률이 전망되는 등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지출 구조조정 등의 노력으로는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뚜렷한 만큼 증세를 통한 세수입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이른바 ‘증세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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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년 국채 이자비 44.7조…국세 수입의 10%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2025~2029년 국채이자 예상 비용’에 따르면 4년 뒤인 2029년 국채이자 비용은 44조 7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내년도 예산안 기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35조원)이나 산업·중소기업 예산(32조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029년 국세수입 추산액 450조원의 10%를 나랏빚 이자 비용에 지출하는 셈이다.
윤 의원은 “고정비용 성격의 국채이자 비용의 급증은 단기적으로는 생산적 재정 운용(재량지출)을 제약하고, 장기적으론 지속 가능한 재정 운용의 제약 요인이 돼 복지와 교육, 지역균형발전 예산을 줄줄이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국채 이자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은 저출생·고령화로 각종 연금 등 복지지출이 증가하고, 5년간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210조원 규모의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펼치면서 국채 발행 규모가 매년 커지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작년 정부의 총지출 656조 6000억원 중 의무지출은 347조 4000억원으로 전체의 52.9%를 차지했다. 연 평균 증가율은 5.7%으로, 재량지출 증가율(1.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앞으로도 다르지 않다. 올해부터 5년간 정부의 총지출 규모는 연평균 5.5%씩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4%를 상회해 내년 109조원에서 2029년 124조 9000억원까지 늘어난다. 국가채무는 올해 말 1301조 9000억원 수준에서 매년 100조원 이상씩 늘어 2029년 1788조 9000억원을 기록할 예정이다. 2029년 말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8.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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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후 재정 건전성 관리” VS “증세 논의 시작해야”
정부는 우선 확장 재정 정책으로 경제 성장을 견인한 후 세수 확대를 통해 재정관리를 할 수 있단 생각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시점에서 재정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출 증가율을 낮추면 의무지출만 해야 하고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는 재량지출은 할 수 없다”며 “초혁신경제 아이템에서 성과를 내 GDP가 커지면 오히려 우리가 추구하는 재정관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같은 정부의 장밋빛 구상과는 달리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재정 운용을 위해선 증세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민간연구기관인 나라살림연구소는 최근 ‘2026년도 예산안 건전재정·긴축재정에서 확장재정으로 기조 전환’이란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예산안을 분석, 확장재정 뒷받침을 위해 지출구조조정 단행에도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고 평가하고 증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손종필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회복이란 정책의 방향성에는 동의하더라도 현저히 낮은 조세 부담률과 재정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점을 살펴야한다”며 “정책의 재원을 확보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부자 감세의 정상화와 함께 증세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6월 ‘인구고령화 시대의 조세구조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서 부가가치세와 개인소득세를 올려 고령화 시대 재정수요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학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세수변동성을 확대하지 않고 경제성장에 덜 부정적이며 형평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주요 세목은 부가가치세와 개인소득세로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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