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통합 전환안 내놔…"아시아나 마일리지 10년 별도 유지"

[사진=대한항공]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30일 발표했다. 핵심 골자는 통합 직후에도 10년간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별도 유지하면서, 원하는 시점에 대한항공 마일리지(스카이패스)로 전환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탑승 마일리지는 1대1 전환을 기조로 하고, 제휴 마일리지는 다소 낮은 전환률(1:0.82)을 적용하겠다는 안도 제시됐다.

3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번 통합안은 그동안 양사 마일리지의 통합 규모, 전환 비율, 소비자 혜택 축소 우려 등을 놓고 제기됐던 갈등을 해소하려는 첫 실질적 응답이라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통합 직후부터 10년간 별도로 운영한다. 이 기간 동안 회원은 기존 아시아나클럽 방식 그대로 마일리지를 사용하거나, 원하는 때 스카이패스로 전환 신청할 수 있다.

탑승 마일리지는 1대1 비율로 전환한다. 제휴 마일리지는 소비자 비용 투입 구조를 고려해 1:0.82 비율로 전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우수회원 제도도 통합된다. 아시아나의 플래티넘, 다이아몬드 등급 회원은 유사한 등급의 대한항공 우수회원으로 자동 매칭된다. 등급 자격 기간은 기존 기준을 일부 유지한다.

통합 후 마일리지 사용 기회는 더욱 확대된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보유한 회원은 대한항공 운항 노선에서도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매하거나 좌석 승급할 수 있다. 이 같은 안은 소비자 선택권 중심 설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제휴 마일리지 전환률이 1보다 낮게 제시된 점이 합리성 논쟁의 불씨로 남는다.

마일리지 통합은 단순한 시스템 병합을 넘어 재무 구조, 소비자 권익, 경영 부담 완화 등의 복합 요인이 얽힌 사안이다. 마일리지는 회계상 부채 이연수익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통합 과정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규모가 큰 마일리지 잔액이 부담이 될 수 있다.

탑승 마일리지에 대해선 거리 기반 적립 기준이 국제 항공업계 기준(IATA) 등으로 정해져 있어 1:1 전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제휴 마일리지는 항공사별 가치 책정 방식이 달라 일대일 전환이 곤란하다는 지적이 많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앞서 대한항공의 초안에 대해 사용처, 통합 비율 등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보완을 요청한 바 있다.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는 부분은, 아시아나 마일리지 보유 고객이 전환 시 손실을 보지 않을지, 기존 혜택이 축소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다.

통합안이 최종 확정되기까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이 남아 있으며, 향후 일부 수정·보완 절차도 이어질 전망이다. 공정위의 심사는 소비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엄밀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심사 과정에서는 △소비자에게 불리하지 않은 전환 비율 설정 △마일리지 사용처의 실질적 보장 범위 확대 △우수회원 등급 매칭 방식과 혜택 유지 수준 △시스템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마일리지 데이터 이전 오류 및 유실 가능성 △통합안 시행 시점과 절차의 명확성 △마일리지 통합이 항공 이용자의 로열티와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등이 주요 검토 항목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공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고, 공정위 승인을 받는 대로 실제 전환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통합 항공사 출범 시점과 맞물려 마일리지 통합은 항공 소비자와 회사 모두에게 중대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