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가자 전쟁 종식이 눈앞에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가자 평화 구상'에 전쟁 당사자인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합의한 것이다.
이 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감독하에 팔레스타인 기술관료로 구성된 임시 통치기구가 가자를 재건하고, 국제 평화유지군이 테러 방지 등 질서 유지를 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전쟁을 시작한 하마스뿐만 아니라 아랍 국가들이 인정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전후 가자 통치에서 배제했으며, 팔레스타인 주민이 원하는 독립국가 수립을 위한 로드맵도 제시하지 않는 등 이스라엘에 유리한 구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팔레스타인 하마스는 일단 합의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가자 전쟁 2주년(10월 7일)을 앞둔 시점에서 전쟁이 중단될 가능성이 생겼다.
반면 하마스가 이번 종전안을 거부할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이에 대한 고강도 조치를 예고하고 있어 중동 정세가 한층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인질 교환·하마스 무장 해제 및 사면·가자 재건 등 20개항
트럼프 의장 평화위원회가 임시 통치기구 역할하며 재건 감독
이스라엘, 국제안정화군에 보안 맡기고 단계적 철수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29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이 마련한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실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20개 항목으로 구성된 평화 구상을 공개했다.
이 구상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감독하에 팔레스타인 기술관료로 구성된 임시 통치기구가 가자를 재건하고, 국제 평화유지군이 테러 방지 등 질서 유지를 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전쟁을 시작한 하마스뿐만 아니라 아랍 국가들이 인정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전후 가자 통치에서 배제했으며, 팔레스타인 주민이 원하는 독립국가 수립을 위한 로드맵도 제시하지 않는 등 이스라엘에 유리한 구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20개 항으로 구성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분쟁 종식을 위한 포괄적 계획'을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수용 의사를 밝힌 가운데 하마스도 이 구상에 동의하면 가자에서 모든 군사 작전이 중단되고 인질·포로 교환이 이뤄진다.
하마스가 모든 생존 및 사망 인질을 돌려주면 이스라엘은 하마스 종신형 수감자 250명과 2023년 10월 7일 이후 구금한 가자 주민 1천700명을 석방한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시신 1구를 돌려줄 때마다 이스라엘은 가자주민 시신 15구를 반환한다.
하마스 일원 중 이스라엘과의 평화적 공존을 약속하고 무기를 해체하는 이들은 사면하며, 가자를 떠나고자 하는 하마스 일원은 이들을 수용할 국가까지 안전한 이동을 보장한다.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지원도 확대된다.
이후에는 기술관료적이며 비정치적인 팔레스타인 위원회가 가자를 임시통치하며 주민에 필요한 공공서비스 운영 등을 책임진다
이 위원회는 "자격을 갖춘" 팔레스타인인과 국제 전문가로 구성되며 '평화위원회'라는 이름의 국제 과도기구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위원회의 의장을 맡아 이끌며,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포함한 다른 국가 정상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평화위원회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개혁 프로그램을 완료하고, 가자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다시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가자 재건을 위한 체계(framework)를 구축하고 자금을 관리한다.
PA에 가자 통치를 맡길 시점을 명시하지 않고 PA가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조건만 단 것인데 이를 두고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PA가 근본적이며 진정한 변혁을 거치지 않는 한 가자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당신의 현 입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아랍 국가들은 PA를 팔레스타인 주민을 대표하는 적법한 기구로 여겨 가자 통치에 PA가 참여하기를 원하지만, 이스라엘은 PA가 테러를 조장한다며 반대해왔다.
평화 구상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열망"으로 표현하면서도 이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가자 재건과 PA 개혁이 이뤄지면 "팔레스타인 자결권과 국가를 향한 신뢰할만한 경로를 위한 조건들이 마침내 갖춰질 수 있다"고 명시했는데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입에 발린 소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하마스는 가자 통치에 직간접적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하지 않는다.
터널과 무기 생산시설을 포함한 하마스의 모든 군사 인프라를 파괴하고, 독립 기구가 가자의 비무장화를 감시한다는 내용이 '평화구상'에 포함됐다.
미국은 아랍 및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임시 '국제안정화군'(International Stabilization Force)을 구성해 가자에 즉시 배치할 계획이다.
ISF는 가자의 팔레스타인 경찰을 훈련·지원하며 요르단, 이집트와 협력해 국경 지대의 안전을 확보한다.
이스라엘은 가자를 점령하거나 병합하지 않는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점령한 가자 영토를 ISF에 점진적으로 이양하고 가자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한다.
다만 가자에서 테러 위협 재개 가능성이 사라질 때까지는 이스라엘군이 관리하는 완충 구역을 두기로 했는데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이 보안 구역을 포함한 안보 책임을 한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화구상에는 전쟁으로 파괴된 가자를 재건하기 위한 계획도 담겼다.
전문가위원회가 가자를 재건하기 위한 "트럼프 경제발전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국제 그룹들이 이미 제안한 여러 투자·개발 구상을 고려할 방침이다.
가자에 특별경제구역을 조성하고 참여 국가들과 우대 관세 등을 협상할 계획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팔레스타인 주민을 다른 아랍 국가에 재정착시킨 뒤 미국이 가자를 소유하면서 개발해 "중동의 리비에라"(지중해 휴양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해 큰 파문이 일었는데 평화구상에서 그런 내용은 빠졌다.
구상에는 누구도 자기 의사에 반해 가자를 떠나게 되지 않을 것이며 떠난 이들도 자유롭게 돌아올 수 있다고 명시했다.
트럼프 "하마스, 수용 안하면 전멸" 네타냐후 "트럼프 지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평화구상을 언급한 뒤 "이 계획에 동의해준 네타냐후 총리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마스가 수락하면 내 제안은 모든 인질들을 즉시 석방하되 72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따라서 인질들은 돌아올 것이며, 이는 전쟁의 즉각적인 종식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하마스도 합의하고 싶어 한다고 듣고 있다"며 "이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하마스가 이 합의를 거부할 가능성도 항상 있다. 그들만이 유일하게 남는 것이다. 다른 모든 이는 이를 받아들였다"며 "하지만 (하마스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이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만약 그렇지 않다면 네타냐후 당신은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데 있어 더욱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며 하마스가 자신의 평화구상을 거절할 경우 하마스 완전 제거를 위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는 자신의 평화구상과 관련, "이 제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지원을 보내준 아랍 및 무슬림 국가들과 유럽의 많은 동맹국들에 감사하다"며 전 세계 많은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받았음을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오늘 우리는 전쟁 종식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으며, 중동에서 평화를 극적으로 증진하기 위한 무대를 마련했다.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당신의 계획을 지지한다"며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이 계획은 우리의 전쟁 목표를 달성할 것이며, 모든 인질을 이스라엘로 귀환시키고, 하마스의 군사능력과 정치적 지배를 해체하며, 가자지구가 다시는 이스라엘의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특히 하마스까지 합의해 이번 계획이 제대로 실행될 경우 "모든 인질, 생존자와 사망자가 모두 즉시 귀환할 것"이라며 "하마스는 무장해제될 것이고 가자는 비무장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자지구에는 하마스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도 운영하지 않는 평화로운 민간 정부가 수립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하마스가 합의를 거부하거나 일단 수락한 뒤 사실상 합의를 어길 경우 "이스라엘은 스스로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며 하마스 완전제거를 위한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각자 발언을 마무리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서 퇴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일에 관계된 여러 다른 국가의 서명과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질문을 받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고, 이에 네타냐후 총리도 동의했다.
하마스, 트럼프 '가자 종전 계획' 전달받아…"검토할 것"
사우디·카타르 등 8개국 지지…프·독일·이탈리아 "트럼프 노력 환영"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 종전을 위한 20개 원칙을 발표한 데 대해 하마스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29일 알자지라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가자 휴전 협상 중재를 맡아온 카타르와 이집트가 하마스 협상팀에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측은 중재국에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제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가자지구 테러 조직인 팔레스타인이슬람지하드(PIJ)는 이번 계획이 분쟁을 더욱 촉발시킬 거라며 비판에 나섰다.
AFP에 따르면 PIJ는 성명을 내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지속적인 침략을 위한 처방전"이라며 "이스라엘은 미국을 매개로 전쟁으론 달성하지 못한 걸 강요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우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선언을 이 지역을 불태울 수 있는 공식으로 간주한다"고 비난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아랍권이거나 무슬림이 다수인 8개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확실한 지지를 보냈다.
이들 국가는 외무장관 명의의 공동성명에서 "미국 대통령의 역할과 가자 전쟁 종식을 위한 진심 어린 노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정 마무리와 이행 보장을 위해 미국 및 당사국들과 긍정적이고 건설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확언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선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도 환영 대열에 합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엑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전쟁 종식과 모든 인질 석방 보장에 대한 헌신을 환영한다"면서 "이스라엘이 이런 기반에서 단호히 임할 것을 기대하고, 하마스는 즉시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이 계획을 따르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교장관도 기자들에게 트럼프의 계획이 "가자지구에서의 끔찍한 전쟁을 끝낼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성명에서 "모든 당사자가 이 기회를 잡고 계획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위원회에 참여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성명에서 이번 계획이 성사되면 "전쟁을 종식하고 가자에 즉각적인 구호를 제공하며, 주민들에게 더 밝고 나은 미래의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다. 동시에 이스라엘의 절대적이고 지속적인 안보와 모든 인질 석방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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