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냐 유지냐" 장고 빠진 신세계免…이석구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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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냐 유지냐" 장고 빠진 신세계免…이석구의 선택은

이데일리 2025-09-30 15:23: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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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 철수와 존속 사이에서 갈림길에 섰다.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조정 협상이 무산된 데다, 경쟁사인 신라면세점이 선제적으로 철수를 선언하면서 신세계면세점 행보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운영사인 신세계디에프 대표로 이석구 신임 대표가 선임되면서 인천공항 면세점은 그의 첫 ‘성과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 관광객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현재 인천공항에서 DF2(주류·담배)와 DF4(패션·부티크) 권역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지난 18일 신라면세점이 DF1(향수·화장품) 사업권을 자진 반납하고 DF3(패션·액세서리·부티크)만 남기는 결정을 내리면서 신세계면세점도 유사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DF2는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는 구역으로 철수 시 손실은 줄일 수 있지만 브랜드 파워와 유치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내부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앞서 지난 4~5월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나란히 임대료 조정을 요청하며 법원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당시 법원은 공사 측에 신라 25%, 신세계 27% 수준의 임대료 인하를 권고했으나 공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이후 신라는 DF1을 정리하며 빠르게 결단했지만 신세계는 “철수 여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부담하는 인천공항 임차료는 월 300억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팬데믹 이후 여객 수는 증가했지만, 면세점 객단가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임차료는 여객 수에 연동해 내는 구조다. 이 때문에 월 60억~80억원대 영업적자가 반복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3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2분기에도 반등 조짐은 없다.

신라면세점이 손을 뗀 반면, 신세계면세점은 철수 결정을 주저하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신라는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국내외 시내면세점을 다수 보유해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가 있지만 신세계는 명동 본점과 인천공항점 두 곳만 운영 중이다. DF2 권역을 포기할 경우 전체 매출과 명품 유치력,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상력이 위축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 면세점은 수익보다 브랜드 위상을 보여주는 전략적 거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석구 신임 신세계디에프 대표 (사진=신세계그룹)


이제 선택권은 신임 이석구 대표에게 넘어갔다. 그는 지난 26일 신세계그룹 정기 인사를 통해 신세계디에프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됐다. 조선호텔앤리조트와 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을 거친 인물로 수익 중심의 경영과 체질 개선을 주도해왔다. 이 대표는 인천공항 면세점을 대표 직속 조직으로 두고 직접 지켜보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표의 수익성 중심 경영 스타일을 감안하면, DF2 권역에 대한 철수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익성 확보를 중시하는 기조와 맞물려, 장기간 적자가 누적된 공항점 정리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무작정 철수는 오히려 더 큰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도 있다. 위약금과 6개월간 의무 운영 조건 등 현실적인 제약도 신중한 판단을 요구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번 의사결정은 단순한 매장 철수를 넘어, 신세계면세점의 전체 방향성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이 ‘전략적 철수’를 감행한 뒤 낮은 임대료 조건으로 재입찰을 노리는 방식도 거론된다. 법원 조정 시 나온 감정에 따르면 재입찰 시 임대료 수준이 기존 대비 최대 40%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 경우 기존 DF2 대신 DF1 등 다른 권역으로 이동하거나, 공항 사업 자체를 리셋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그러나 외국계 진출 가능성 등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하면 전략 수립은 쉽지 않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세계 입장에선 적자가 고착화된 공항 면세점 운영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대표 교체를 계기로 운영 방식 전환이나 축소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명품 소비 둔화, 환율 상승,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 당분간은 무리한 확장보다는 보수적인 전략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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