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3번의 연구로 치킨의 자유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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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번의 연구로 치킨의 자유 완성

이슈메이커 2025-09-30 15:02:25 신고

[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483번의 연구로 치킨의 자유 완성

 
- 매장에서 갓 튀긴 듯한 에이프라이어 치킨
- “지금까지 이런 냉동 프라이드 치킨은 없었다”


미국의 음식 칼럼니스트 에밀리 넌은 저서 ‘음식의 위로’에서 ‘맛있는 음식은 우리를 위로하는 가장 강력한 에너지’라고 말한 바 있다. 지치고 힘든 순간, 따뜻한 한 끼가 마음을 채워주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치킨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한 한 끼를 넘어, 때로는 일상의 위안이 되고 즐거움이 된다. 프라이드 제이디 이정대 대표에게도 치킨은 그 이상의 의미였다. 부모님의 치킨호프에서 자라며 맛과 향을 익혔고, 호주 치킨 공장에서 몸으로 배운 경험은 그의 뼛속에 남았다. IT 개발자의 길을 걷다가도 결국 치킨으로 돌아온 이유는 분명했다. 그는 치킨을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삶을 함께해온 소울메이트로 여겼고, 그 믿음은 수백 번의 실험과 도전을 견디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치킨이 땡긴 다면 먹고 싶은 만큼 빠르게
2017년, 40평 규모의 치킨 매장으로 시작한 이정대 대표의 외식 경영 스토리는 코로나라는 파도를 만나 첫 번째 KO를 당했다. 배달과 포장으로 2라운드를 이어갔지만, 포화된 시장 속에서 다시 한계에 부딪혔다. 그러나 포기 대신 넘어져도 쓰러져도 부러지지 않는다는 소신과 신념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며 외식업 도전 3라운드를 맞이했다. 두 번의 라운드에서 쓰러졌기에 이번에는 아예 무대를 바꾸었다. ‘답은 온라인에 있다’라는 판단 아래, ‘온라인 치킨집’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개척했다. 배달의 경우 반경 4km에 갇혔으나 온라인 판매로 전국 어디서든 주문 가능한 브랜드로 확장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판매 채널만 바꾼다고 승부가 나지 않았다. 온라인 냉동 치킨은 이미 대기업이 장악한 영역이었고, 소비자들의 불만도 뚜렷했다. ‘눅눅하다, 짜다, 두껍다, 기름지다’ 이 대표가 공략해야 할 지점은 바로 그 틈이었다.
  이정대 대표는 매일같이 튀기고, 얼리고, 다시 조리하며 실험을 이어갔다. 튀김옷의 재료와 두께, 최초 조리의 온도와 시간, 냉동과 재가열 방식까지 변수를 하나씩 조정했다. 1년 6개월 동안 이어진 483번의 실험 끝에, 에어프라이어로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치킨이 완성됐다. 게다가 조각 단위 개별 포장으로 고객은 원하는 만큼만 꺼내 조리할 수 있었다. “한 번에 완벽해지려 하지 말자. 일단 실행하고, 꾸준히 개선하자.” 그는 프라이드 제이디의 지난 과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완벽주의보다 꾸준한 개선이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몸소 체득한 시간이었다. 그 꾸준함은 결국 네이버 ‘에어프라이어 치킨’ 검색 1위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한 신규 브랜드의 도전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값진 성과는 고객의 반응이었다. 초창기부터 25번 이상 지인 선물을 이어온 한 고객은 브랜드와 함께 성장하며 지금도 든든한 지지자다. 고객의 피드백은 새로운 실험의 시작점이 되었고, 리뷰는 곧 개선의 매뉴얼이 되었다. 온라인이라는 가상 공간 속에서 형성된 유대가 현실보다 더 단단하게 느껴졌다고 그는 회상했다.

 

 

 

 

백화점 팝업, 프라이드 제이디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첫걸음
프라이드 제이디의 철학은 바른 먹거리다. 원재료 손질부터 염지, 숙성, 튀김, 냉동, 포장까지 모든 공정을 수치화해 관리한다. 염지는 g 단위로 계량해 일정 시간 숙성하고, 튀김은 온도와 시간을 철저히 지킨다. 유통은 선입선출 원칙으로 운영한다. 유기농 통밀을 사용한 튀김옷은 영양을 더했고, 에어프라이어 조리 과정에서 기름기가 빠지며 가볍게 즐길 수 있다. 개별 포장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고객에게 원하는 만큼만 먹을 자유를 준다. “바삭할 때, 먹고 싶은 만큼씩. 그 자유를 드리고 싶습니다.” 이정대 대표가 전하는 메시지는 브랜드의 방향성을 단순하게 압축한다. 소비자 불편을 줄이면서도 정직한 과정을 지키는 것, 그것이 프라이드 제이디가 말하는 바른 먹거리다. 최근 프라이드 제이디는 온라인을 넘어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는 시도에 나섰다. 추석 연휴 진행될 잠실 롯데백화점 팝업스토어가 그 첫걸음이다. 온라인에서 이미 충분한 신뢰를 쌓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냉동 치킨의 한계를 의심한다. 팝업스토어는 그 의심을 눈앞에서 해소하는 무대다. 고객들은 현장에서 직접 제품을 맛보고, 냉동 치킨이 어디까지 맛을 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단순 판매를 넘어 브랜드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감각을 심어주는 장치다. 현장에서 들려오는 고객의 반응은 온라인 리뷰와는 또 다른 생생한 데이터가 되어 다시 제품 개선으로 이어진다.
  앞으로의 계획은 더 크다. 현재의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체제에서는 납품과 수출에 한계가 있다. 그는 곧 HACCP 인증 공장으로 확장해 제도적 벽을 넘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유통망을 확대하고, 해외 시장으로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1차 목표는 일본과 중국 등 인접국가다. 이곳에서 경험을 쌓아낸 뒤 미국과 유럽,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까지 시야를 넓힌다. 닭고기가 가진 보편적 선호와 할랄 친화성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줄 카드다.
  프라이드 제이디라는 이름은 단순한 브랜드명이 아니다. 자신의 이름을 건 약속이자, 과정에서 타협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부모님의 치킨호프에서 자라며 시작된 기억, 호주 치킨 공장에서 배운 경험, IT 개발자로서의 커리어, 그리고 다시 치킨으로 돌아온 선택까지. 모든 여정은 결국 하나로 모였다. “치킨은 제 소울메이트였습니다.”라는 그의 말은 지난 시간을 관통하는 고백이자 앞으로의 길을 비추는 선언이다. 두 번의 KO에도 다시 링 위에 선 그는 이제 글로벌 시장이라는 더 큰 무대를 바라본다. 꾸준히 실행하고 개선하는 과정에서 길을 찾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그의 라운드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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