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한 번 더 ‘띡’…일본 돈키호테서 터진 ‘전자 소매치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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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한 번 더 ‘띡’…일본 돈키호테서 터진 ‘전자 소매치기’ 논란

투데이신문 2025-09-30 14:25: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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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사용한 트래블월렛 실물 카드 [사진=독자 제공]
A씨가 사용한 트래블월렛 실물 카드 [사진=독자 제공]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해외여행이 다시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카드 한 장만 들고 세계 어디서든 결제하는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그 편리함 뒤편에는 예상치 못한 보안의 그늘이 도사리고 있다. 최근 일본의 한 대형 매장에서 잇따라 불거진 ‘전자 소매치기(e-pickpocketing)’ 정황은 그 단적인 사례다.

단 몇 초 만에 수십만 원이 사라지는 피해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카드 종류와 발급사에 따라 보상 여부는 크게 달라진다. 특히 ‘트래블월렛’ 등 핀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선불형 트래블카드는 상대적으로 제도적 안전망이 취약해 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30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최근 일본 지역 쇼핑몰에서 국내 여행객을 대상으로 한 전자소매치기 의심 사례가 다수 공유되면서 소비자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피해는 주로 해외 선불형 카드와 트래블카드를 이용하는 관광객에게 집중되고 있다. 

2초 만에 사라진 20만엔…소비자 ‘속수무책’

지난 17일 일본 쇼핑 명소인 돈키호테 매장에서 기념품을 구매한 소비자 A씨. 전자지갑 서비스인 트래블월렛 카드를 건네고 정상 결제가 이뤄진 후, 동일한 카드에서 불과 2초 만에 또다시 2만엔(한화 18만8968원)이 빠져나가는 피해를 입었다. 

단순 중복 결제라고 생각했지만, 매장 CCTV 확인 결과 계산을 담당한 직원이 다른 단말기에 카드를 다시 한 번 스쳐 지나가며 결제를 이중 처리한 정황이 포착됐다. 

A씨의 사례처럼 실물카드 컨택리스(비접촉) 결제는 소비자가 눈으로 확인할 틈조차 없이 부정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흔히 스마트폰 간편결제의 경우 보통 생체 인증이나 비밀번호 등 2차 방어 장치가 있지만, 실물카드는 태깅과 서명만으로 거래가 성립된다. 특히 해외 여행지에서는 언어 장벽과 낯선 환경 때문에 즉각 대응이 어렵다.

실제 A씨는 “현장 직원에게 결제가 잘못됐다고 호소했지만 카드사에 문의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여행이 악몽이 됐다”고 토로했다.

같은 시기, 다른 트래블카드를 사용한 B씨와 C씨도 일본 돈키호테 매장에서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B씨는 “결제 순간 눈으로 확인할 틈도 없었고, 정신이 없어서 동일한 카드에서 또 다른 금액이 빠져나가는 것 또한 나중에 알았다”고 전했다. C씨 역시 “여행 내내 결제 확인과 알림 확인 때문에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추가 피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즐거워야 할 여행이 불안감으로 점철됐다”고 말했다.

핀테크와 카드사…보상 체계 차이 문제도

피해 직후 카드사와 핀테크사의 대응 체계의 차이는 문제를 더욱 심화시킨다. 은행 계열이나 전업 카드사의 경우 여신전문금융업법 적용을 받아 신고 기준 60일 전까지 부정 사용을 소급 보상받을 수 있고, 고객센터는 24시간 운영된다. 

반면, 핀테크 선불형 트래블카드는 전자금융거래법 적용을 받아 신고 이전 피해는 원칙적으로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카카오페이와 토스페이 등 도 있지만, A씨가 이용한 ‘트래블월렛’의 경우 고객센터가 오후 6시 이후에는 운영을 하지 않는다. 고객 스스로 앱을 통한 카드 정지는 가능하지만, 늦은 저녁 시간 피해는 즉각 대응이 어렵다. 

반면, 핀테크 선불형 트래블카드는 전자금융거래법 적용을 받아 신고 이전 피해는 원칙적으로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24시간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A씨가 이용한 ‘트래블월렛’의 경우 고객센터가 오후 6시 이후에는 운영되지 않아 늦은 저녁 시간 피해는 즉각 대응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다만 트래블월렛 관계자는 “고객이 앱을 통해 언제든 카드 사용을 실시간으로 차단할 수 있으며, 이상거래탐지 시스템과 분쟁 조정 절차를 통해 피해 발생 시 가능한 한 신속히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카드’임에도 법적 지위에 따라 보상 가능성이 판이하게 갈리는 셈이다. 핀테크사는 직접 소비자 대응이 가능한 카드사에 비해 네트워크사와의 분쟁 조정을 거쳐야 하기에 환불 절차도 상대적으로 더디다.

B씨는 “트래블 카드 종류가 다양하지만, 혜택만 비교할 뿐 고객센터 운영 시간이나 보상 체계까지 확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다행히 내가 사용한 카드가 은행 계열이라 즉각 응대가 가능했지만, 다른 핀테크 카드였으면 환불 처리까지 오래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래블 카드가 인기를 끌면서 카드사와 핀테크 업계가 신시장 확보에 뛰어들었다”며 “다만 마케팅 포인트는 수수료, 환율, 출금 가능액 등 쇼핑 편의에 맞춰져 있어, 소비자가 피해 발생 시 보상까지는 비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의 한 거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의 한 거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편결제 폭증하는데…보호 장치는 ‘제자리’

이번 사건을 단순한 소비자 부주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 일본 계산대 환경은 한국과 달리 환율 계산, 잔돈 처리, 물품 수량 확인 등으로 여행객이 잠시 정신이 팔리는 틈을 범죄자가 노릴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실물카드를 사용하는 경우 NFC·컨택리스 기술로 단 1~2초 만에 거래가 완료돼 소비자가 이를 인지하기 전에 결제가 승인된다. 

특히 단말기 조작 등 부정 결제는 카드사 이상거래 탐지에도 한계가 있어, 단순 예방책만으로는 완벽히 막을 수 없다. 그럼에도 직원에게 카드를 직접 건네지 않고 결제 과정을 주시하거나, 카드 서명을 소홀히 하지 않는 등 소비자가 취할 수 있는 주의책은 분명히 존재한다.

간편결제가 일상화되면서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주요 핀테크 서비스의 일평균 이용금액은 올해 상반기 1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편리함이 확대된 만큼, 소비자 보호와 보상 책임에 대한 핀테크 기업의 역할 강화 또한 요구되는 상황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은 단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카드사와 핀테크 기업, 소비자, 규제 기관 모두의 책임이 얽힌 문제”라며 “해외 결제 편의성과 안전 사이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핀테크 기업이 제2금융사 역할을 수행하지만, 규제 적용은 느슨하다. 해외 실물카드 결제를 제공할 경우, 전통 카드사 수준의 보상 의무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경제학과 교수는 “의도된 부정 사용 등 전자 소매치기를 기술적으로 완전히 막는 것은 어렵다”며 “다만 소비자 보호를 카드 선택의 운에 맡기기보다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돈키호테 매장에서 드러난 직원의 반복적 결제 정황에 대해서는 현재 경찰 수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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