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만 보고 있다”...파종까지 멈춘 채 초비상 걸린 뜻밖의 '국민 식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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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만 보고 있다”...파종까지 멈춘 채 초비상 걸린 뜻밖의 '국민 식재료'

위키트리 2025-09-30 14:1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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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내내 이어진 잦은 비가 충남 태안과 서산, 경남 창녕 등 주요 마늘 주산지를 강타하면서 파종 작업이 사실상 올스톱됐다. 농가들은 “하늘만 쳐다볼 뿐”이라며, 늦어진 파종이 작황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농민신문에 따르면 지난 24일 태안군 근흥면 일대 마늘밭은 예년 같으면 퇴비와 마늘 종자가 차곡차곡 놓여 있어야 할 시기였지만, 텅 빈 채 질퍽한 땅만 드러내고 있었다. 2~3일에 한 번꼴로 내린 비에 밭이 진흙탕으로 변하면서 파종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젖은 땅에 종자를 심으면 씨앗이 썩거나 발아가 되지 않아 결주(缺株)가 생길 가능성이 커 농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근흥면에서 3300㎡ 규모로 난지형 마늘을 재배하는 김평화(77) 씨는 “농사 50년 동안 이렇게 파종이 늦어진 적은 처음”이라며 “뿌려놓은 석회는 비에 씻겨나갔고, 땅이 마르길 기다리며 하늘만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예년보다 한 달 늦은 10월 중순에나 파종이 가능할 듯해 올해 작황이 크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농가 역시 15일 파종을 앞두고 퇴비를 뿌렸으나 잇따른 폭우에 모두 씻겨 내려갔다. “자재비와 인건비까지 날아갔는데 이달 작업은 사실상 포기한 상태”라는 하소연도 이어졌다.

태안 근흥농협에 따르면 24일 기준 계약재배 마늘 농가 160여 곳이 모두 파종을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김석훈 근흥농협 지도과장은 “고령·여성 농민을 위해 퇴비 살포를 대행하고 있지만, 날씨가 받쳐주지 않아 일정을 잡을 수조차 없다”고 어려움을 설명했다.

마늘 수확 자료 사진. 기사와 무관 / 뉴스1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인근 서산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산 부석농협 조용상 채소류출하조절센터장은 “200여 농가 모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25일 이후 비가 완전히 그쳐도 땅이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해 10월 10일은 돼야 파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파종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은 경남 창녕 역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벼를 서둘러 수확한 뒤 마늘 이모작을 준비하는 농가들이 많지만, 9월에만 18일 비가 내리며 파종을 시작조차 못한 상황이다. 창녕군 대지면에서 1만 평 규모로 마늘을 재배하는 김정귀(69) 씨는 “사흘 이상 비가 멎어야 땅이 말라 로터리 작업을 할 수 있다”며 “갈아엎은 흙에 비료를 뿌리고 멀칭비닐을 덮는 데만 열흘이 걸려 파종을 시작한 농가는 한 명도 없다”고 호소했다.

아직 벼 수확을 마치지 못한 농가들도 비상이다. 부곡면 원동마을 이우원 이장은 “비가 계속되면 마늘 파종이 10월 중순을 넘어설 수밖에 없어 벼와 마늘 모두 타격을 입는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도 같은 목소리를 낸다. 김상용 부곡농협 본부장은 “파종이 10월 하순으로 늦어지면 마늘 뿌리가 제때 활착하지 못해 구가 제대로 커지지 않을 수 있다”며 “현재 현장을 다니며 날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잦은 강우로 인한 마늘 피해 자료 사진. 기사와 무관 / 뉴스1

설상가상으로 인력난까지 겹칠 가능성이 크다. 마늘 파종 시기가 늦춰지면서 10월 벼 수확철과 일정이 겹치게 됐기 때문이다. 김평화 씨는 “파종에 하루 10명은 필요하다”며 “안 그래도 일손이 부족한데 인건비는 부르는 게 값이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한민 근흥농협 조합장도 “예년 같으면 파종 후 수확으로 인력이 자연스럽게 이동했지만 올해는 인력 수급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계속되는 비로 인해 파종이 늦어지고 인력난까지 가중되면서, 국민 밥상에 빠질 수 없는 ‘국민 식재료’ 마늘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장 농민들의 한숨처럼, 올해 작황의 향배는 이제 온전히 하늘에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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