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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크리스티앙 은차이 총리를 포함한 현 정부 각료들이 새 내각 구성 전까지 임시로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대는 대통령과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지만,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사임할 뜻을 밝히지 않았다. 2019년 집권한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2009년 쿠데타 이후 과도정부를 이끌다 2023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주요 야당 후보들이 선거를 보이콧한 탓에 정당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사태는 그의 집권 이후 최대 정치적 위기로 평가된다.
마다가스카르는 인구 3100만 명의 아프리카 동부 섬나라로, 만성적인 전력·수도난과 급격히 악화된 도시 빈곤 문제에 대한 불만이 최근 몇 년간 고조돼왔다. 세계은행(WB)도 최근 보고서에서 마다가스카르 도시 빈곤율이 최근 몇 년간 급등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시위는 수도 안타나나리보를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닷새째 이어지며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지난 25일 시작된 시위는 야간 통행금지령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위대는 타이어·돌을 쌓아 도로를 봉쇄하고, 최근 개통된 케이블카 교통시설 여러 곳에 방화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라조엘리나 대통령 측근 정치인들의 주택도 공격을 받았다. 정부는 지난 26일부터 수도에, 27일부터는 전국 주요 도시로 야간 통행금지령을 확대했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성명에서 “나흘간 시위 과정에서 보안군의 과도한 폭력 진압으로 최소 22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사망자는 시위대와 무관한 폭도들의 약탈 과정에서도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시위 초기 평화롭게 시작됐지만 보안군이 최루탄, 곤봉, 실탄까지 사용하며 과잉 대응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라사타 라파라바비타피카 마다가스카르 외교장관은 “22명 사망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유엔 발표를 공식 부인했다. 정부는 별도의 사상자 집계는 내놓지 않았다.
마다가스카르 시위는 최근 네팔,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필리핀, 페루 등지에서 Z세대가 주도한 반정부 시위와 닮은꼴이다. 이들 시위는 대개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조직화와 정보 확산을 특징으로 하며, 경제난·부패·권위주의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불만을 표출하는 장으로 번지고 있다.
마다가스카르 시위대가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해적 깃발을 상징물로 사용한 것도 네팔·동남아 청년 시위대의 사례를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SNS를 통한 밈·상징 공유가 국가 간 시위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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