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北, 7년 만의 유엔연설서 "비핵화 절대 없다"…李 대통령 'END 해법'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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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北, 7년 만의 유엔연설서 "비핵화 절대 없다"…李 대통령 'END 해법' 거부

폴리뉴스 2025-09-30 13:03:39 신고

유엔총회 연설하는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 [사진=AP=연합뉴스]
유엔총회 연설하는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 [사진=AP=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북한이 29일(이하 현지시간) 7년 만에 나선 유엔 총회 연설에서 비핵화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국제사회에 공언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비핵화 포기'를 전제로 북미 대화 재개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데 이어 김선경 외무성 부상이 "어떤 경우에도 핵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며 비핵화 불가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北 김선경 외무상 "비핵화는 주권·생존권 포기"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은 2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우리에게 비핵화를 하라는 것은 곧 주권을 포기하고 생존권을 포기하며 헌법을 어기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핵을 절대로 내려놓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이 입장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핵화 불가 입장을 밝혔다.

김 부상은 핵 보유가 한미일에 맞선 자위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본회의 시작 며칠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동맹 세력은 핵전쟁 연습 선동을 자행하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켰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의 가중되는 침략 위협에 정비례하게 우리 국가의 물리적 전쟁 억제력이 강화되었기에 적국들의 전쟁 도발 의지가 철저히 억제되고 조선반도 지역에서 힘의 균형이 보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부상은 이날 연설에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부상은 "자주, 평화, 친선은 북한의 변함없는 대외정책적 이념"이라며 "지난 시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침략과 간섭, 지배와 예속을 반대하고 자주와 정의를 지향하는 모든 나라, 민족들과 사상과 제도의 차이에 관계 없이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를 존중하고 우호적으로 대하는 나라들과의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중 북한에서 고위급 대표가 연설한 것은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북한은 지난 2014∼2015년엔 리수용 당시 외무상이, 2016∼2018년 리용호 당시 외무상이 유엔총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하노이 노딜' 이후인 2019년부터 작년까지는 별도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북미 정상회담 전제 조건 '비핵화 포기' 제시

이날 김 부상의 '비핵화 불가' 선언은 최근 북한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비핵화 포기'를 전제로 북미 대화 재개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비핵화를 위한 북한과 대화에 열린 입장이라는 백악관 당국자의 발언을 거론하며 "지금 2025년은 2018년이나 2019년이 아니라는 데 대해서는 상기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이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거에만 집착한다면 조미(북미) 사이의 만남은 미국측의 '희망'으로만 남아있게 될 것"이라며 '비핵화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즉,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북미정상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비핵화 포기'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의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서도 수용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END'는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약자다. 

이 대통령은 "'END'를 중심으로 한반도에서의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北, 유엔출장서 입지확대 시도…유엔총장 "북-유엔 협력강화 논의"

한편 북한은 이번 기조연설을 통해 '핵 포기 절대불가론'을 주장하는 동시에, 중·러 주도의 반(反)서방 세력의 일원으로 국제 무대에서 외교적 입지를 넓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달 초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며 다자 정상외교 무대에 데뷔한 데 이어 유엔총회를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는 무대로 활용하려 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상이 이날 연설에서 비핵화 불가 입장을 강조했다는 점은 작년 김성 대사 연설 때와 비교해 큰 틀에서 달라진 점이 없었다.

다만, 김 대사가 작년 연설에서 "전체 조선 인민이 피어린 투쟁으로 이룩한 우리 국위(國位)를 놓고 그 누구와도 흥정하지 않을 것", "미국의 그 어떤 정권도 달라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을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핵보유국'이라는 지위를 강조한 것과 달리 김 부상은 이날 연설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굳이 힘줘 주장하지 않았다.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쪽보다는 핵무기 보유의 당위성을 강변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오히려 가자지구 전쟁과 같은 최근 국제 분쟁 격화의 책임을 서방 패권국에 돌리면서 자국이 국제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국가라는 인식을 유엔 회원국들에 선전하는 데 주력했다.

김 부상은 "지금 국제사회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혼란스럽고 폭력적인 세상을 목견하고 있다"며 서방 패권국의 전횡으로 유엔 헌장과 국제 규범이 침해받고 있다는 주장을 부각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무차별적인 관세 전쟁으로 세계 경제 전반이 침체와 불안정의 늪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국제 규범과 질서를 혼란에 빠뜨리는 주범이라는 사실은 외면한 채 유엔 개혁 필요성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 부상은 이번 뉴욕 방문 기간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부 장관, 베네수엘라의 이반 힐 외교부 장관 및 니카라과 데니스 몬카다 외교부 장관을 만나는 등 '북한 우호국'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하기도 했다.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했다.

유엔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김 부상은 유엔과 북한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반도 지역 상황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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