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재정 방지법, 의회 승인 없으면 재정지출 못하도록 규정
1980년 이후 셧다운 14번…"이번엔 공무원 대량해고로 이어질수도"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 연방정부 예산안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야당의 대립이 계속되면서 '셧다운'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29일(현지시간) 이견을 좁히기 위해 만났지만 '빈손 회동'에 그쳤다. 만약 이들이 2025 회계연도가 종료되는 10월 1일 0시까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연방정부는 셧다운에 들어가게 된다.
셧다운은 연방정부의 일반적인 공무가 일시 중단된 상태를 뜻한다.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기관들은 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할 수 없기에 많은 공무원은 무급 휴직에 들어간다.
다만 국가 안보 및 공공 안전, 헌법상 기능 등을 수행하는 필수 인력은 업무를 계속한다. 군인과 연방 법 집행관, 항공교통 관제사, 교통안전국(TSA) 요원, 공공병원 직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단, 이들의 급여는 셧다운 해소 뒤 소급해 지급될 수 있다.
셧다운은 재정 지출에 대한 의회의 엄격한 통제를 규정한 미국의 '적자 재정 방지법'(Antideficiency Act)에 따른 것이다. 이 법은 의회의 승인이 없으면 일부 예외를 뺀 대부분 기관에 예산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1980년대 이전에는 예산안이 의회에서 제때 통과되지 못하더라도 정부를 계속 가동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이 위법이라는 법무장관의 지적이 제기된 뒤 셧다운이라는 '제도적 구조'가 자리 잡게 됐다고 CBS는 전했다.
1980년 이후 미 연방정부는 14번의 셧다운을 겪었다. 짧게는 수 시간에서 길게는 한 달가량 이어지기도 했다.
그중 최장 기록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8∼2019년 34일간 지속된 셧다운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당시 셧다운으로 인한 경제 피해가 국내총생산(GDP)의 0.02%에 해당하는 30억 달러(약 4조2천억원)에 달했다고 집계한 바 있다.
미국 상원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증권거래위원회(SEC), 연방거래위원회(FTC),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등 여러 기관의 집행·조사 활동에 차질을 빚었고, 법무부에서는 6만 건의 이민 심사가 취소됐다.
여야 간 합의 불발로 또다시 셧다운이 발생하면, 이는 공무원 대량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AP 통신은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각 기관에 보낸 메모에서 다음 달 1일부로 자금이 소멸하고 대체 재원이 없으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과제 우선순위와 일치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파악해 이에 속한 공무원의 인력 감축안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CBS는 "이번 셧다운의 영향은 더 확연할 수 있다"며 이는 "연방 인력을 영구적으로 줄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를 진전시킬 수 있다"고 짚었다.
hrseo@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