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의견서에 '尹 전화 시인'에도 "구체적 지시 없었다" 주장
김계환 전 사령관 8번째 피의자 조사…'수사외압' 조사 막바지
(서울=연합뉴스) 송정은 이승연 기자 = 채상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3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5번째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54분께 서초구 특검사무실에 출석하며 '대통령이 전화로 화를 내서 이첩을 보류시켰나', '사건을 빨리 경찰에 넘기는 것이 군사법원법 취지에 맞지 않나' 등 취재진 질의에 "그동안 우리가 낸 의견서에 다 들어있고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 다 설명해 드린 바 있다"고 답했다.
'혐의자를 빼라고 하는 것 자체가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 아니냐', '조사본부 재검토에 왜 계속 수정사항을 지시했냐'고 재차 묻자 이 전 장관은 "그동안 의견을 제시한 것 중에 바뀐 게 없다. 이미 다 밝혔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지난 23일부터 이 전 장관을 다섯 차례 소환하며 수사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2023년 7월 채상병 순직 당시 국방에 대한 사무를 관장한 이 전 장관은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하는 핵심 고리이자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도피성 출국을 감행했다는 논란의 장본인이다.
이 전 장관은 지난 7월 특검팀에 의견서를 통해 'VIP 격노' 회의 직후 윤 전 대통령에게 채상병 사건 관련 전화를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수사 외압의 시작점으로 지목됐던 대통령실 명의 유선전화인 '02-800-7070' 발신자가 윤 전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만 그는 의견서에서 "떳떳하지 못한 통화였다면 그 내용이 보다 구체적으로 기억 속에 남아 있을 텐데, 당시 통화가 통상적인 대통령과의 소통이다 보니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에 남아 있지 않다"며 윤 전 대통령이 채상병 사건과 관련해 특정인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거나 이첩을 당장 중단하라는 등 구체적인 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채상병 사건을 더 신중하게 검토하고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고 판단해 해병대 사령관에게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를 끝으로 이 전 장관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장관 조사를 마치면 정점인 윤 전 대통령 소환만이 남는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도 이날 오전 8번째 피의자 조사를 위해 출석했다.
김 전 사령관은 채상병 사망 당시 해병대 수장으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수사 결과 보고와 기록 이첩 보류 회수 등 일련의 과정에 관여한 당사자로 직권남용 및 모해위증 혐의를 받는다.
그는 여러 차례 출석에도 취재진 질의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이날 심우정 전 검찰총장, 이 전 장관, 김 전 사령관 등 조사를 앞두고 특검 건물 앞에 모인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은 "이 전 장관을 구속하라" 등을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s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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