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우가 지난 27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입국을 거부당했다. 비자를 소지한 상태였음에도 싱가포르 당국은 그의 체류가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영국에서 망명 중인 로는 27일 싱가포르에 도착하여 "초청자만 참여 가능한 비공개" 콘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국경에서 몇 시간 동안 구금된 뒤 추방당했다.
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질문도 받지 않았다. 입국 거부 사유도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홍콩 입법회 의원(국회의원 격) 출신인 로는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는 혐의로 홍콩에서 지명수배된 해외 망명 민주화운동가 8인 중 하나다.
싱가포르는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다.
싱가포르 외교부 대변인은 BBC의 질의에 "로의 입국 및 체류는 싱가포르의 국가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자를 소지했더라도 입국 시 추가 확인 절차를 받을 수 있다. 로가 이러한 경우였다"면서 착륙 직후 "심문 및 출입국 심사와 보안 평가" 대상으로 넘겨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전에도 싱가포르 정부는 "타국의 정치적 문제를 들여오는 것에 분명하고 강경한 입장을 취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로는 성명을 통해 이번 입국 거부가 "정치적" 이유로 인한 조치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같은 외부 세력이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개입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자신은 "며칠간 머물 수 있는 일회성 입국" 비자를 신청했으며, 출발 3주 전에 비자를 승인받았다고도 덧붙였다. 로는 '영국 난민 여행 증명서'를 소지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당일인 27일, 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되돌아가는 가장 빠른 항공편에 탑승했다.
한편 그가 참석할 예정이었던 콘퍼런스 측은 BBC의 논평 요청을 거절했다.
BBC는 홍콩과 영국 당국에도 의견을 요청했다.
29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각국은 자국의 출입국 관리를 할 권리가 있다"고 언급하며, 로는 "홍콩 경찰이 합법적으로 수배자 명단에 올린 반중·반홍콩 성향의 문제 인물"라고 비난했다.
로는 가장 저명한 홍콩 민주화 운동가 중 하나로, 중국 당국이 분리주의·국가 전복·테러 행위에 대해 최대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포괄적인 내용의 국가보안법을 시행한 이후인 2020년 홍콩을 떠났다.
이후 2021년, 영국에서 망명을 허가받았다.
홍콩 당국은 로를 비롯한 민주화 운동가들을 체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이에게 100만홍콩달러(약 원1억8000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
한편 싱가포르 당국이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과 관련해 조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싱가포르 정부는 또 다른 유명 홍콩 민주화 운동가인 조슈아 웡이 몇 년 전 화상으로 참여한 바 있는 온라인 포럼을 개최한 자국 활동가들에게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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