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3500억불 선불' 발언에 대해 "(진의를) 확신하지 못한다. 여하튼 우리 입장에서 3500억불을 현금으로 내는 건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위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한 해석을 묻자 "(우리가 3500억불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한 것에 대한 응답인지, 기존 입장의 반복인지 확신하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 실장은 "언론은 어떤 코멘트가 나오면 시계열적으로 놓고 서로 선후 상관관계가 있다는 전제로 분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현실에선 반드시 상관관계에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우리가 발신한 이야기를 다 알고 소화해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그것과 관계없이 나온 말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3500억불에 대해 보고받은 바 있을 것이고 그것이 'up front(선불로)'라고 돼 있던데 어떤 사람은 그것이 우리가 말한 것에 대한 반론이라고 하지만, 정확하게 시계열적으로 일직선상에 있는 것인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한미 간)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으로 3500억달러를 인출해 전액 현금으로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 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한국에서는 3500억 달러를 받는다. 이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불' 발언이 이 대통령의 '금융위기' 관련 인터뷰 등 한국 입장을 다 이해한 뒤 나온 이야기인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비자 문제 개선 상황에 "막 시작...조속한 시일 내 성과낼 것"
위 실장은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구금 사태 이후 비자 문제 개선 협의 상황에 대해 "막 시작이 되어서 본격 논의를 하게 될 것이다. 언제까지 완결될지 아직까지 말하긴 어렵지만 우선 기존 제도를 좀 더 명료하게 함으로써 예측 가능하게 하는 방안으로 갈 것이고 더 나아가 새로운 카테고리 비자 만드는 것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욕심을 부린다면 전문직에 대한 비자까지도 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협상을 해봐야 한다"며 "기한도 지금으로선 딱히 말씀드리기 어렵다.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 성과를 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비자 문제가 3500억 달러(486조원) 대미 투자와 연관돼 있느냐'는 물음엔 "직접 연결은 없지만 한국이 투자하는 여건 중 하나가 비자여서 비자 잘 되면 3500억 달러와 무관하게 한국의 대미 투자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위 실장은 "그 금액은 한국이 감당할 수 없기에 연결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APEC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관련 "외교부와 큰 입장차 없어"
위 실장은 'APEC에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외교부와 국가안보실 간 입장차가 있다'는 물음에 "취재하시는 분들은 항상 차이를 발견하고 차이로부터 의미를 도출하려고 애를 쓰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평소에 외교부와 교감하는데 제가 가진 견해와 큰 차이가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앞서 조현 외교부 장관은 26일 AP통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주길 바란다"며 "그들(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가까운 미래에 만난다면 환상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위 실장은 27일 채널A에 출연해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씀드리기보다 아직은 그냥 '상상의 영역'에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될 개연성이나 조짐이 보이는 건 아직은 없다"고 했다.
전날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논의됐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알지 못하지만 그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위 실장은 '북한이 한 달 전과 달리 변화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냉정히 보면 별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며 "아주 사소한 차이는 있지만 의미 있는 차이라 보기 어렵다. 거기로부터 어떤 결론을 도출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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