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돌아오는데…커지는 `中 혐오`에 명동은 살얼음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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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돌아오는데…커지는 `中 혐오`에 명동은 살얼음판

이데일리 2025-09-29 16:17: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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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이른바 ‘유커(游客)’로 불리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29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명동, 홍대 등 주요 상권은 기대에 부풀었지만 잇달아 벌어지는 번개식 반중(反中)집회가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시작되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중국인 관광객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사진=정윤지 기자)


◇“유커가 왔다”…명동 상권은 中 관광객 맞이에 ‘한창’

이날 이른 아침부터 명동거리는 중국인 관광객 맞이에 한창이었다. 가로수마다 중국어 환영 현수막이 걸리고 화장품점과 의료 매장은 중국어 안내판을 새로 단장했다. 명동역 쇼핑센터에서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60대 장모씨는 “오늘부터 중국인들이 단체로 들어온다고 해서 중국어 안내문을 새로 만들었다”며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도 있지만 회화를 다시 익히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관광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이날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중국인 3인 이상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이번 조치는 내달 1일부터 7일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중추절 연휴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1년 만의 방한 일정과도 맞물리며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상인들도 이에 발맞춰 중국인 큰 손 잡기에 나섰다. 명동관광특구협의회(협의회)는 중국에서 널리 쓰이는 위챗페이와 유니온페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이를 이용할 경우 5% 할인하는 행사를 내달 8일까지 열기로 했다. 이날 명동 거리 곳곳에는 관련 홍보 부스가 설치됐다. 경복궁 인근에서 찻집을 운영하는 전모(34)씨도 “중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더우인(중국판 SNS 틱톡)에 홍보를 대신 해주는 업체를 이용했다”며 “알리페이 결제도 준비했다”고 했다.

중국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시작된 29일 오전 크루즈를 타고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인천 연수구 인천항크루즈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1)


◇반중집회 잇따르자 中대사관도 경고…“분위기 꺾을까 걱정”

하지만 돌아온 유커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불안감도 엄습하고 있다. 최근 명동 일대에서 잇달아 열리는 반중집회가 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명동에서 한국 아이돌 관련 상품을 파는 50대 최모씨는 “한밤중에 몇 백명씩 몰려오면 위협적”이라며 “우리 제품을 둘러보다가도 나가버리니까 걱정된다”고 했다. 중국인 종업원들도 두렵다고 호소한다. 화장품 가게에서 일하는 중국 국적 리나(32)씨는 “중국어를 쓰면 욕을 하고 시비를 걸며 지나간다”며 “문제가 생길까 무섭다”고 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민초결사대·자유대학 등 극우 단체는 지난 7월부터 서울에 집회 신고를 해두고 그 중 한 곳에 모이는 방식으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지난 19일에도 명동거리 옆인 서울 중구 중앙우체국에서 “차이나 아웃” “X깨 꺼져라” 등을 외치는 집회가 열렸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 이후 경찰은 민초결사대에 명동 진입 금지와 마찰 유발 행위를 금지하는 제한통고를 내렸지만, 외곽에선 여전히 집회가 이어지는 것이다. 이날도 민초결사대는 오후 4시부터 300명이 모여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중국 무비자입국 반대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대통령과 경찰의 경고에도 명동·대림동·자양동 등에서 집회가 이어지자 결국 주한중국대사관도 자국민 보호에 나섰다. 대사관은 지난 26일 SNS에 “현재 한국 일부 지역, 특히 서울 명동과 대림동 등지에서 중국인을 겨냥한 시위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며 “높은 경계심을 유지하고 자기보호 의식을 강화하며 현지 정치적 집회로부터 거리를 유지하고 공개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명동 인근 상인들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자체 대응에 나섰다. 협의회 관계자는 “집회가 제한된 이후에는 1인 시위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며 “외국인 상대 폭언을 하는 게 보인다면 증거를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혐중 정서가 관광 산업 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은 “중국 SNS에도 많이 퍼져 100명이 들어올 수 있던 게 70명밖에 안 들어오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특히 구매력이 좋은 40대와 50대 등 기성세대들이 혐중 집회의 영향으로 한국 여행을 머뭇거릴 거라 안타까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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