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홍명보 감독이 주 포지션이 측면 공격수인 정상빈을 수비수로 분류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10월 남자 A대표팀 명단 발표와 홍명보 감독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대표팀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오는 10월 10일 브라질, 14일 파라과이와 맞대결을 치른다.
이번 소집 명단에서 눈에 띄는 깜짝 발탁은 없는 가운데 신선한 분류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9월 A매치부터 3백 전술을 본격적으로 사용 중인 홍 감독은 이번 명단에서 수비수만 11명을 발탁하며 자신의 기조를 확실히 했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에서 활약 중인 측면 공격수 정상빈이 수비수를 뜻하는 ‘DF’로 분류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홍 감독은 지난 9월 A매치 미국 원정 평가전에서도 정상빈을 측면 수비수로 활용한 바 있다. 정상빈은 미국과 멕시코전에서 모두 오른쪽 윙백으로 교체 출전했다. 미국전에서는 후반 38분 설영우를 대신해 투입됐고 멕시코전에서는 후반 28분 김문환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나섰다. 두 경기에서 정상빈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측면에서 속도감을 더 하는 역할을 짧게 나마 수행했다.
이번 홍 감독의 정상빈 수비수 분류를 그의 윙백 활용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다소 의문인 점은 정상빈은 올 시즌 대표팀 경험을 제외하고는 소속팀에서 윙백으로 출전한 적 없다. 올여름 세인트루이스시티로 새 둥지를 튼 정상빈은 철저히 윙어로 구분됐다. 세인트루이스 소속 7경기 1골 1도움을 올렸는데 모두 측면 공격수로 출전해서 얻은 결과다. 그렇다고 윙백 경험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정상빈은 지난 시즌 미네소타유나이티드 소속 당시 오른쪽 윙백으로 5경기 출전한 기록이 있다.
그럼에도 홍 감독이 정상빈을 윙백으로 분류한 이유는 정상빈이 가진 뚜렷한 장점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정상빈은 기존 대표팀 측면 수비 자원들이 갖추고 있지 않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강점으로 지녔다. 꾸준히 대표팀에 발탁되고 있는 김문환과 설영우는 준수한 수비력과 빌드업 능력을 갖춘 다재다능한 풀백이지만, 두 선수 모두 상대를 압도하는 주력을 보유하고 있진 않다.
그러나 정상빈은 속도가 주 무기다. K리그 수원삼성 시절부터 폭발적인 주력으로 정평 나 있다. 즉 홍 감독은 정상빈을 주전 윙백으로 활용하기보다는 후반전 분위기 변화 카드로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측면에서 속도전이 필요하거나 좀 더 공격적인 전술 변화가 필요할 때 정상빈 카드를 쓸 수 있다. 물론 윙백에만 국한하지 않고 측면 공격수로도 활용 가능하다.
홍 감독은 정상빈의 수비수 분류에 대한 이유로 ‘멀티성’을 들었다. “전술이라는 게 감독의 철학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구성에 좌우되곤 한다. 최종 예선에서는 포백 형태로 했지만 조금 더 강한 상대에게 스리백을 차용해 적응력 등을 실험하는 단계다. 정상빈 선수는 멀티 능력이 있다. 윙포워드와 윙백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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