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오피스텔이 투자자들의 새로운 선택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수익률은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투자 열기가 지속될 경우 정부의 새로운 규제가 나올 수 있다고 봤다.
29일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5.59%를 기록했다. 이는 리얼투데이가 새로운 표본으로 집계를 시작한 202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권역별로는 지방이 6.01%로 전국 평균을 웃돌며 강세를 보였다. 특히 대전이 7.84%로 전국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고, 이어 광주(6.65%)와 세종(6.42%)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6.23%로 가장 높았다. 경기도 또한 5.72%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서울은 4.9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안정성과 자산 보존력 측면에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은 7505건으로 전년 동기 6295건 대비 19.22% 상승했다.
서울의 오피스텔 매매가 역시 오름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 9월 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는 지난달 대비 0.13% 상승했다. 이는 지난 2월 0.06% 상승을 기록한 이후 이달까지 8개월 연속 상승한 수치다.
대형 오피스텔의 경우 전국적인 상승을 보였다. 이달 전국과 수도권에서 전용 85㎡ 초과 오피스텔 매매가 상승률은 각각 0.28%, 0.44%로 집계됐다.
이 같은 투자 열기의 배경에는 오피스텔이 6·27 대책에서 제외된 점이 크다. 정부는 6·27 대책을 통해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제한했지만,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돼 해당 규제에서 벗어났다. 여기에 오피스텔 보유에도 청약 과정에서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점이 부동산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청약 가점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 열기를 더한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서초구 ‘아크로 리츠카운티’의 최저 당첨 가점은 전용면적 84㎡가 70점에 달했다. 올해 분양한 서초구 ‘래미안 원페를라’는 69점, 강동구 ‘고덕강일 대성 베르힐’은 71점, 송파구 ‘잠실 르엘’은 74점을 기록했다.
리얼투데이 조은상 본부장은 “높아진 아파트 진입 장벽을 넘기 위해 주거형 오피스텔을 통한 내 집 마련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 열기 급등이 단기적인 흐름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상 오피스텔은 아파트와 비교해 전용면적이 좁아 4인 가족이 장기간 거주하기 어렵다는 점과 관리비가 높다는 점 등으로 인해 장기간의 투자 선택을 받지 못했다. 주로 아파트 매매가 추이에 따라 투자자의 ‘제2선택지’로서 기능하는 부동산 시장의 ‘버퍼(Buffer, 충격 흡수 장치)’ 역할을 수행해왔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아파트 수급이 안 맞았을 때 2차 선택지로 오피스텔이 인기를 끌었다”며 “오피스텔이 상대적으로 공간도 좁고 관리 비용도 많기 때문에 그 인기가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투자 열기가 지속되면 정부의 추가적인 규제가 불가피하다. 현재까지는 가격 급등 조짐이 뚜렷하지 않지만, 투자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경우 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 본부장은 “최근 전세의 월세화 흐름과 맞물려 오피스텔 월세 시장의 과열이 지속된다면 정부의 추가적인 규제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최근 오피스텔 인기 현상은 시장의 자연적인 현상”이라면서도 “투자 열기가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을 정부가 미리 모니터링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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