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신축 대단지 입주를 앞둔 단지에서 주변 시세보다 1억 원가량 저렴한 전세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위치한 ‘이문아이파크자이’ 아파트(총 4,169가구)는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대규모의 전세 매물이 쏟아졌다.
해당 단지의 전용면적 59㎡ 전세가는 최저 5억 2,000만 원선에서 형성되어 있으며 전용 84㎡ 역시 6억 원대 매물도 확인된다.
이러한 가격은 인근 신축 아파트 단지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예컨대 올해 1월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라그란데'(3,069가구)의 경우 같은 면적의 전세가가 6억 중반~7억 원대에 거래되고 있는데 어림잡아 최소 1억 원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근의 부동산 관계자는 "이문아이파크자이는 대규모 단지 특성상 초기 전세 물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라며 "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전세매물이 없다고 하지만, 입주장에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남권에서도 입주를 앞둔 서초구 방배동 소재 ‘래미안 원페를라’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총 1,097세대 규모로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래미안 원페를라 전용 59㎡의 경우 공식 전세 매물 기준으로 10억~11억 원 수준이지만, 일부 집주인들은 사전점검 전 빠른 계약을 조건으로 9억 원대 전세 세입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 입주 완료된 유사 규모의 신축 단지가 없는 상황에서 2010년 준공된 ‘방배서리 푸르지오’ 전용 59㎡ 전세가가 9억 원대로 형성돼 있어 시세 대비 저렴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입주 초기 전세물량 증가로 가격 내려가
이러한 현상은 입주 초기 대규모 전세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는 ‘입주장 효과’에 더해 최근 정부의 전세대출 규제 강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체적으로 전세 매물이 희귀해지는 분위기 속 입주장을 잘 노리면 저렴한 가격에 4년을 거주할 수 있다"라며 "좋은 거주여건을 누릴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정부에서는 6·27 부동산 대책에 따라 소유권 이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수도권 주택에 대한 전세대출 보증 비율도 기존 90%에서 80%로 낮췄다. 이로 인해 전세 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매물 선택에 더욱 신중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입주 초기에는 전세 물량이 집중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이 발생한다"라며 "여기에 대출 제한까지 더해지면 집주인 입장에서는 계약을 위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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