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와의 소통, 그리고 기업 내부의 소통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작은 불만에 그칠 수도 있던 문제가 구조적 위기로 확산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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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끊어진 이용자와의 대화
카카오톡 전면 개편은 ‘속도전’으로 추진됐습니다. 네이버가 2018년 기획을 시작해 베타 서비스와 사용자 피드백을 거쳐 2019년 4월 ‘그린닷’을 모바일 페이지에 정식 도입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카카오는 지난 8월 컨퍼런스콜에서 “메신저를 넘어 소셜 기능을 확대하겠다”는 신호를 주긴 했지만,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가 지난 2월 합류한 뒤 불과 6~7개월 만에 전면 개편을 밀어붙이며 충분한 사용자 피드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IT 업계 한 전문가는 “친구 탭에 수천 명의 피드가 노출되는데 원치 않는 사람들의 소식까지 보여 불편하다”며 “마치 연락도 없던 지인이 갑자기 장례식 부조금을 요구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카카오는 5000만 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조사가 가능한데도, 고객 의견은 묻지 않고 몇몇 임원의 판단만으로 개편을 강행한 듯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여기에 카카오 공식 유튜브 계정에서 업데이트 소개 영상의 댓글창을 닫아둔 것도 “이용자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신호”라는 비판을 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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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광고 자리 만들기”라는 의심
사실 UI·UX 변화 자체는 사람마다 평가가 엇갈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카카오는 변화의 목적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이번 개편은 “광고 슬롯 확대”라는 의심을 불러왔습니다.
채팅탭은 그대로지만, 친구탭과 지금탭(숏폼·오픈채팅)에 다수의 광고 슬롯이 추가되면서, 카카오가 강조해온 ‘고객 불편 없는 수익 모델’과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변화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변화가 왜 더 나은지,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먼저 설명했어야 합니다. 설명이 빠진 자리에 “수익이 UX를 압도했다”는 인식만 남았습니다.
“카카오톡 매뉴얼이 필요할 정도” “카카오 클래식(유료)이라도 쓰겠다”는 밈이 퍼진 건 단순 불만이 아니라 개편 철학에 대한 설명 부재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입니다.
③ 내부 소통 이상 신호
카카오 내부에서도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불신이 감지됩니다.
카카오 전체 개발자 4000여 명 가운데 절반이상인 2200여 명의 개발자가 밤낮으로 노력했지만, 블라인드 등 익명 커뮤니티에선 “의사결정의 일관성 부족”, “현장의 반대에도 강행된 개편”, “접근성·디지털 취약계층 배려 부족” 같은 불만이 이어졌습니다.
“기능 하나에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QA 기간 중에도 잦은 스펙 변경이 있었다”는 내부 반응은 절차와 기준이 명확히 공유되지 않았음을 드러냅니다.
제품 논쟁이 철학과 거버넌스 논쟁으로 번지는 순간, 위기는 더 깊어집니다. 이용자는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고, 조직은 책임과 우선순위가 불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본질은 버튼이 아니라 ‘대화’
카카오는 이번 논란에 대해 정면으로 마주해야 합니다. 문제는 ‘변화’ 자체가 아니라, 변화를 어떻게 소통했느냐에 있기 때문입니다.
AI·소셜 기능을 메신저 서비스에 결합하려는 도전은 가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강제 피드 노출, 과도한 광고 빈도 같은 문제는 개선됐으면 합니다. 내부적인 의사결정 원칙과 소통 체계도 다시 세웠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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